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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물려줄까’ 고민말고 증여랩에 투자해라” 임상수 하나금투 본부장

포춘지 50대 존경받는 기업에 ESG평가 항목 넣어 선별
미성년자 가입률 0.6%에서 증여랩 출시 후 16%로 눌어

 
 
증여도 이제 ‘투자’인 시대가 됐다. 더 이상 증여가 수백억대의 재산을 가진 부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고된 증여재산가액은 43조6134억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9조8017억원)보다 5배 가량 늘었다. 증가 추세를 보면 큰 부자는 아니어도 직계존속으로부터 미성년자 2000만원, 성인 5000만원까지 증여하는 증여자가 늘어났음을 유추할 수 있다. 과거 증여는 일시에 목돈을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증여도 투자의 개념이 적용할 때가 됐음을 시사한다. 
 
최근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식 증여도 늘고 있다. 이런 니즈를 반영해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권 최초로 ‘증여랩’을 내놨다. 증여와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를 합쳤다. 임상수 하나금융투자 본부장은 “서비스와 금융상품을 합친 증여랩은 ‘증여하고 싶은 상품, 증여받고 싶은 상품, 증여할 정도로 좋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시했다”이라며 “자녀가 어릴수록 가입하면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선보인 증여랩은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많다. ‘증여랩’ 열풍을 몰고 온 비결을 임상수 본부장을 만나 직접 들어봤다. 
 
증여랩 열풍이 거세다. 비결이 뭔가. 
 
증여랩은 금융권 최초다. 증여는 절세와 연결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관심사다. 기존 금융사가 선보인 것들은 증여대행서비스에 그쳤지만 우리는 증여서비스에 상품을 결합해 만들어낸 게 인기 요인이 된 거 같다. 투자 대상은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 50곳 중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 항목을 별도로 넣어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추려냈다. 상위 50개 기업 중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굴뚝주나 환경 파괴적인 기업 말고 내수 소비재 기업이 많다. 코카콜라나 존슨앤존스과 같은 기업이다. 
 

장기보유형이 전체 가입자의 65% 달해 

 
미성년자 가입률이 늘었다던데.  
 
증여랩을 내놓기 전에 하나금투의 미성년자 계좌 보유 현황은 전체 0.6%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 증여랩으로 16%까지 늘었다. 조부모님이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광고도 많이 안했다. 보통 상품이 나오면 온라인과 은행, 타 증권사 등에 채널을 열고 팔지만 증여랩은 하나금투의 오프라인 점포 49개에서만 판매했다. 3개월 만에 49개의 오프라인 점포로 1000억원 넘게 팔았다는 건 놀라운 기록이다. 
 
투자 방식은 어떻게 되나.
 
최소가입 2000만원이다. 투자방법은 두 가지다. 가입 시점에 투자 기업이 정해지는 ‘장기보유형’과 주기적으로 투자 대상을 조정하는 ‘자산배분형’이다. 가입하면 10년 정도 보유해야 하는 장기보유형은 12개 종목에 투자한다. 가입 현황을 보니까 장기보유형 선택이 65%정도로 월등히 많았다. 10년마다 수증자기준으로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는 경우 미성년자는 2000만원(성인은 5000만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보유형을 많이 선택한 거 같다. 증여랩의 장점은 세 가지로 첫 번째는 시세차익, 두 번째는 배당수익, 마지막은 환차익이다. 사실 기대수익률은 따로 없다. 매출 100조원이 넘는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성장에 따라 주가도 오른다. 여기에 배당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보유할수록 유리하다. 
 
증여는 부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지 않다. 시대가 바뀌었다. 투자자들이 증여랩 상품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주식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현재 증여랩 가입 연령을 살펴 보면 미성년자 비율이 16~17%, 20~30대가 35% 정도다. 즉 대부분이 자녀세대다. 연령대가 높은 70~80대 투자자들은 손자나 손녀 앞으로 가입을 많이 했다. 자금이 있어도 소비할 곳이 많지 않고, 은행 금리도 낮은 편이라서 손자, 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수 있는 증여랩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좋은 주식을 적정한 가격대에 물려줄 수 있어 

 
증여는 자녀가 어릴수록 투자해야 한다.  
 
자녀가 어릴수록 증여해주면 장점이 많다. 첫 번째는 시간을 벌게 된다. 예컨대 삼성전자를 20년 전 10만원을 투자해 사놨다면 지금은 액면분할로 현 가격의 2배가 됐을 거다. 이처럼 좋은 주식을 적정한 가격대에 물려줄 수 있다. 두 번째는 아이가 스스로 경제공부를 한다는 점이다. 증여랩으로 투자해주고 들어가는 종목을 알려주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회사를 찾아보게 되고 경제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또 정부는 출산율 감소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다 보니 세금을 계속 거둘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자산 이전의 방법은 시간을 버는 증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투자의 개념으로 ‘증여’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하나금투도 ESG 상품이 있나.
 
ESG를 표방하는 상품은 뉴딜금융테크랩 V3, 뉴딜글로벌테크랩 V4가 있다. 투자 트렌드도 바뀐다. 과거 4차산업 관련주에서 1등주, 친환경뉴딜주, 지금은 ESG 관련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ESG로 모든 지표를 평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이를 고려해 매수할 수밖에 없다. 연기금들도 ESG 상품을 매수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의해서 ESG 상품을 많이 매수할수록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ESG 투자상품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다만 운용사간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하나대투는 증여라는 콘셉트에 ESG와 결합시킨 상품(증여랩)을 내놨다. 또 다른 뉴딜금융테크랩 V3은 미국 바이든 정책과 연관시켜 친환경 관련주로 구성했다. 일반적인 ESG펀드가 가진 대중성과 상품 간 차별성을 둬서 투트랙 전략을 취했다.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내세우는 모토는 “내 손님의 돈을 잠들게 하지 마라”다. 손님의 돈을 발 빠르게 투자하는 스마트머니를 일궈야 한다. 투자처가 어떤 나라든, 섹터든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돈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시각은 물론 고객들의 돈이 투자 트렌드에 맞게 흘러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를 하는 게 목표다.  

신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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