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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깜짝 실적'에도 주가 부진…'에페'가 반전카드 될까
- 기술료 효과에 호실적…북경한미 부진·매출채권 우려에 목표가 줄하향
증권가는 '매수' 유지…4분기 비만 신약 '에페' 상업화 기대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미약품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일라이 릴리와의 기술수출 계약금이 반영되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핵심 해외 자회사인 북경한미의 실적 악화와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다만 비만 치료제 '에페'(EPPE)의 연내 상업화와 후속 파이프라인은 여전히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평가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9일 전 거래일보다 14.68% 내린 3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28일) 4.99% 하락까지 합하면 실적 발표 이후 이틀 동안 20% 가까이 급락했다.
2분기 호실적 불구 북경한미 리스크↑
주가와 달리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한미약품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11억원으로 116.9%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약 18% 웃돌았다. 이는 지난 5월 일라이 릴리와 체결한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수출 계약의 선급금 약 1129억원이 일회성 기술료로 반영된 영향이다. 국내에서는 로수젯과 아모잘탄패밀리 등 주력 품목의 처방 성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본업과 중국 사업에 쏠렸다. 북경한미의 2분기 매출은 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96.6%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의약품 집중구매제도(VBP)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영향이다. 여기에 북경한미의 매출채권이 급증했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북경한미의 룬메이캉 관련 매출채권은 2024년 말 605억원에서 2025년 말 1254억원으로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는 해당 매출채권에 대한 회수 관리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회수 가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증가한 장기채권의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회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3개월 이상 미회수 채권은 회계상 관리 기준일 뿐 이를 곧바로 회수 불능이나 전액 손실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북경한미는 중국 호흡기 질환 환자 감소와 집중구매제도 확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의 영향을 받았지만 여전히 견고한 시장 지위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의 채권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단기적으로는 중국 사업 회복 속도에 주목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 실적 부진과 국내 제네릭 약가 환경 변화를 반영해 기업가치를 낮췄고,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북경한미 회복 지연과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의 개발 성공 확률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며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낮췄지만…"비만 신약이 핵심 변수"
반면 증권가는 단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추면서도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중심 사업을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 수익성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하반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통해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사업이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도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연내 출시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빠른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HM15275와 HM17321 등 후속 비만 파이프라인과 MASH 치료제 개발도 주가 상승의 핵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연내 비만 치료제 상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독자 개발한 첫 비만 신약의 제품명을 에페로 확정했으며, 상업화 시점을 4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의 연내 성공적인 상업화를 위해 개발·임상·마케팅·생산·유통·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하나의 실행 체계로 정렬하는 전사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상업화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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