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삼성전자의 ‘7만 전자’가 붕괴됐다. 시가총액은 10월 들어 22조원 가량 빠졌고, 3분기에만 40조원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예고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악재로 외국인 자금 이탈도 있었지만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73조원의 매출을 냈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감이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아래로 밀어내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부문 대표(이하 대표)는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감에 내년 2분기까지는 다운 사이클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반도체 업종을 팔기보단 소외된 그 섹터를 점진적으로 채워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IT,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등은 좋은 성과를 내는 만큼 앞으로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박스권 장세지만 앞으로 상승 가능한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를 추천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와 TIGER글로벌BBIG액티브ETF 2종을 출시했다.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는 모빌리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에서 운용규모(945억원)가 가장 큰 ETF 상품이다. 메타버스ETF를 출시했고, 플랫폼 ETF와 바이오 ETF도 준비 중이다. 손 대표는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초기 멤버로 박현주 펀드를 시작으로 굵직굵직한 펀드들을 탄생시켰다. 지난 2012년부터 주식운용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손 대표를 지난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많다.
지난해처럼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서 전체적으로 오르는 그런 시장은 이미 끝났다. 이머징마켓 대부분의 시장은 올 2월 이후로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는 시기에는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 쪽으로 회귀한다. 특히 이머징마켓은 통화가치도 불안정해지고. 국가 건전성이 약한 기업들의 경우는 금융위기도 발생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진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매도세가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연말쯤 현실화된다면 충격은 있지만, 코스피지수에 이미 선반영되어 있고, 위드 코로나가 가능해진다면 내년 이후엔 회복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삼성전자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 계속 보유해도 되나.
대부분 주식형 펀드의 삼성전자 투자비중을 보통 20% 정도다. 반도체업종에 대한 부분은 현재 상승할 모멘텀이 약하다. 반도체는 결국 수급 공급과 수요의 원리에 따라서 움직인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반도체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다. 반도체 산업은 2~3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이지만 지금은 1~2년으로 짧아졌다. 내년 2분기까지는 반도체가 다운사이클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주가는 반도체 실물경기 사이클보다 적어도 6개월을 선행한다. 그런 부분을 감안을 한다면 내년 중반쯤에는 다시 업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다. 반도체 섹터를 매도하기보단 그 섹터를 포함한 어떤 것을 담아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앞으로 눈여겨볼 만한 업종이 있나.
국내 증시는 산업구조가 미국과 상당히 유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플랫폼 기업,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섹터에서 한국 기업은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다만. 지금 대형주가 그 지수를 견인할만한 상황인가는 금리 사이클 측면에서도 그렇고 수급 측면에서도 당장은 아니다. 대신 반도체를 비롯한 IT, 바이오, 헬스케어 등은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게 증명이 됐고 그런 산업이 앞으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가능할 수 있다. 전통 산업 중에서는 조선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테마형 ETF 상품을 많이 내놨는데.
지난해부터 펀드 시장에는 ETF에 많은 돈이 몰렸다. ETF 장점은 개별 주식을 고르는데 수고하지 않아도 되고 펀드 투자의 장점과 언제든지 주식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와 TIGER글로벌BBIG액티브ETF 2종을 출시했다.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ETF는 모빌리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에서 운용규모(945억원)가 가장 큰 ETF 상품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플라잉카, 우주항공, 공유경제, 데이터, 플랫폼 기업 등에 투자한다. 현재는 플랫폼 ETF와 바이오 ETF도 준비 중이다.
최근 ESG 펀드가 출시됐지만 성과는 부진하다.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앞으로 규모는 늘어날 것이다. 이에 운용본부 내에서도 ESG 쪽을 전담하는 운용팀을 따로 뒀다. 운용팀에서도 ESG를 어떻게 평가하고 상품을 내놓을지 고민이 많은데 올해 안으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ESG 관련 펀드의 성과가 부진한 건 벤치마크(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의 문제가 크다. 예컨대 한국 ESG 레이팅(등급)을 보면 그동안 한국 시장을 주도해 왔던 삼성전자라든지 우수한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의 투자비중이 다른 일반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에 그동안 부진했던 은행이나 금융산업들의 ESG 벤치마크의 비중이 높다.
펀드 온라인 앱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
지금까지 펀드 가입자들이 판매사인 은행이나 증권사 등을 통해 펀드 가입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펀드 가입 절차가 더 까다로워졌다. 그러다 보니 펀드 시장이 더 많이 위축됐다. 그래서 온라인 채널에 대한 니즈가 필요해지고 있다고 느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이 챙긴다면 20~30세대들도 좀 더 쉽게 간편하게 펀드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아직은 검토단계다.
현재 보유 중인 펀드가 있다면.
미래에셋의 코어테크 펀드와 가치주 펀드에 가입했다. 해외직접투자(손 대표는 국내운용부문 대표이기 때문에 해외투자는 가능하다)와 비상장 투자도 일부 하고 있다. (투자 대상의 절반 이상을) 펀드와 ETF를 보유하고 있다.
연령별 투자할만한 상품을 추천해달라.
20~30대는 중장년층보다는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코어테크펀드는 국내 IT에 100%에 투자하는 펀드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최근 2~3년간 보면 벤처캐피탈 쪽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산업은 바이오, 헬스케어다. 그런 걸 고려하면 앞으로 적어도 4~5년 동안 산업 성장성은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추천한다. 중장년층은 수명도 길어지고 변동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너무 안정적인 상품으로만 가지 말고 리츠나 이런 고배당주 펀드도 추천한다,
김성희 기자,신수민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