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사와 스텔란티스사가 국내 판매하는 일부 차량의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수십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3일 환경부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4종)와 스텔란티스코리아(2종)가 국내에 수입·판매한 경유차량 6종, 총 4754대에 대해 배출가스 배출량을 불법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해당 차량에 대해 인증취소, 결함시정 명령 및 과징금 부과 등 행정조치와 함께 형사고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차종은 벤츠 G350 d, E350 d, E350 d 4matic, CLS 350 d 4matic과 스텔란티스의 지프 체로키, 피아트 프리몬트다. 환경부는 최근 시행한 수시·결함 확인 검사를 통해 이들 차량이 인증시험과 달리 질소산화물을 과다하게 배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벤츠는 질소산화물 환원촉매(SCR·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의 요소수 분사량을 감소시켰고, 스텔란티스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질소산화물 배출량 감축 장치)의 가동률을 저하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벤츠는 유로6 경유차 18개 차종 중 4종이 운행 시간이 증가하면, SCR의 요소수 분사량이 줄어들도록 조작했다. SCR은 배기관에 요소수 수용액을 분사하여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해 주는 장치다. 그 결과 이들 차량의 실도로 주행 시 평균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기준(0.08g/㎞)보다 8배 정도 증가됐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스텔란티스 경유차량에 대해서는 2018년에 이미 적발된 유로6 차종과 유사한 엔진이 탑재된 유로5 차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EGR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EGR은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 온도를 낮추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다. 이에 따라 엔진 예열 상태에서 시동해 주행할 때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기준인 0.18g/㎞보다 최대 9배(1.640g/㎞) 수준으로 과다 배출됐다. 
 
앞서 환경부는 벤츠와 스텔란티스가 다른 차량들에 동일한 방식으로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것을 적발해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고발한 바 있다. 
 
벤츠의 경우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불법조작 여부를 조사해 GLC220d 등 12개 차종의 불법조작을 적발했고, 이후 동일한 환원촉매 장치가 장착된 벤츠의 모든 경유 차량 18종을 수시로 검사해 이번 적발로 이어졌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스텔란티스에 대해서는 2018년 지프 레니게이드와 피아트500X의 불법 조작을 적발했고, 이번엔 다른 2종에 대해 같은 불법 조작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벤츠 차종 4종(2508대)과 스텔란티스 차종 2종(2246대)에 대해 배출가스 인증을 취소했다. 또한 벤츠사에는 43억원, 스텔란티스사에는 12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결함시정 명령을 받은 양사는 45일 이내에 환경부에 결함 시정 계획서를 제출하고 환경부 승인도 받아야 한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환경부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총 58차종, 19만대에 대해 불법조작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을 진행했다"며 "일련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했고, 앞으로 유사 불법조작 사례를 철저하게 점검·관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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