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삼성·하이닉스, 4분기에도 실적 좋다는데 주가는?
시장 3위 마이크론 깜짝실적에 '반도체 겨울론' 무색
증권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15조2000억원 전망
찬바람 불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찾아온다던 우려가 무색해졌다. D램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올해 9~11월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다. 마이크론은 해당 기간 매출 76억9000만 달러(약 9조1300억원), 영업이익은 26억3100만 달러(약 3조1243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3.1%, 203.8% 늘어난 수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이크론의 4분기 D램 ASP(평균판매단가)와 1분기 실적 전망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시장 공포감을 불러일으킨 '추운 겨울이 온다'는 일부 시장의 견해는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1·2위인 한국 D램 회사들의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모리 겨울에 ‘온난화’가 찾아왔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여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모건스탠리는 4개월 만에 반도체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었다. 12월 2일 “반도체 겨울이 지구 온난화를 만났다”는 보고서를 낸 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3년 연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고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15조20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4조3600억 원대로, 3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겨울론에 대한 우려가 180도 뒤집힌 이유는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견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영향으로 서버용 D램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가격은 하락해도 수요시장이 견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D램 수요는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D램 공급(16% 상승)을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D램 고정가격(계약가격)이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가격 하락폭 관점에서 D램 가격은 내년 1분기 바닥 형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자,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선을 회복했다.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75% 오른 8만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증권가에서 ‘매수’ 의견을 쏟아내자 24일 전 거래일 대비 0.39% 오른 12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호실적만으로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과 따로 놀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73조9792억원)과 역대 둘째 분기 영업이익(15조817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 발표 나흘 뒤 주가는 올해 처음으로 6만원대(6만9000원)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인텔 낸드사업 인수라는 호재에도 주가는 잠잠했다. 지난 22일 중국으로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위한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번 인수는 80조원에 달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호재로 인식됐지만 10조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이 오히려 재무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수절차가 막바지에 이른만큼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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