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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따로 가는 은행권 대출 금리 정책…혼동 커지는 이유는?

은행권 우대금리 복원 시작…대출 금리 낮추는 효과↑
"대출 조여야 하는데…규제 구멍 만드는 격"
여론에 떠밀린 당국, 예대마진 지적하자 시장 혼동만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은행들이 연말에 조였던 가계대출 문턱을 다시 낮추고 있다. 새해가 다가오면서 미리 고객 모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우대금리를 높이고 대출 상품을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일각에선 규제와 시장이 따로 움직인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비판 여론에 쉽게 흔들리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통한 규제 동참에 소극적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우대금리 복원하고 대출 재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1월 3일부터 10개 신용대출과 4개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까지 인상한다.  
 
신용대출 대표상품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는 기존 0.3%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주담대 중 '우리아파트론'은 우대금리가 최대 0.3%포인트에서 최대 0.8%포인트로 늘어난다. '우리전세론'은 최대 0.2%포인트에서 최대 0.7%포인트로 변경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우리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축소하는 우대금리 일부를 복원하는 차원이다. 시장에서는 우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우대금리 복원 외에도 은행권은 가계대출 판매 재개에도 나섰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월부터 신규 주담대 대출을 재개하고,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신용대출 판매를 시작한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내년에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일시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모기지신용보험(보증)대출을 재개했고, 하나은행도 지난달 비대면 대출인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아파트론 판매를 시작했다.  
 

우대금리 확대, 전 은행권 퍼질 듯

은행업계의 우대금리 인상과 관련해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들어 은행의 대출 이자가 높아지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고 필요시 은행 예대마진 관련 시정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놨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2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예대금리차는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과도할 경우 시정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출금리 인상 대비 수신 금리의 인상 폭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금감원과 모니터링 하겠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당국이 기존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인상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에서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차주들의 불만에 따라 모니터링을 언급하며 은행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수신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고 카카오뱅크도 같은 수준에서, 케이뱅크는 최대 0.6%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은행이 우대금리를 확대하면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대출금리 인상폭을 줄이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같은 방식을 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경쟁 은행이 우대금리를 높였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도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는 강화하고 예대마진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출 금리 인상이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며 "결국 은행 입장에선 대출 규제에 다른 구멍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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