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항사 실익 불 보듯 뻔해…절충안 도출할 듯”

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측은 공정위가 발송한 기업 결합 심사보고서를 검토해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범위 등과 관련해 공정위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공정위 측은 대한항공에 발송한 심사보고서를 지난달 29일 상정했으며, 이달 말쯤 전원회의를 열어 조건부 승인을 위한 심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와 대한항공 측의 협의 과정에 따라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범위도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으로 인천~로스앤젤레스, 인천~뉴욕, 인천~장자제, 부산~나고야 등 일부 노선의 항공 여객 점유율이 100%에 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국내 공항 슬롯 일부를 반납하고, 잔여 운수권이 없는 항공 비자유화 노선(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 내 노선) 운수권을 재배분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슬롯 반납 등의 효과가 크지 않은 일부 노선 등에 대해서는 운임 인상 제한, 공급 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입장이다.
특혜 시비 면피용?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단거리 노선과 관련해 슬롯 반납, 운수권 배분 등은 국적 LCC에 득이 될 수 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양분해온 장거리 노선의 경우 국적 LCC들이 운수권을 받아 운항할 수 있는 노선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등으로 자본잠식 상태인 국적 LCC들은 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항공기 도입 등을 감행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공정위의 제안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하면, 양대 항공사 통합의 명분인 국적 항공사 경쟁력 강화, 고용 안정 등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공정위도 슬롯과 운수권 반납에 따른 대부분의 실익을 외항사가 가져갈 것이란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공정위가 특혜 시비 등에 휘말리지 않게 최대한 보수적으로 승인 조건을 내세운 뒤에 향후 대한항공과의 협의를 거쳐 절충안을 도출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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