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앱에서 ‘댕댕이 건강관리’까지…해외에서는 되는데
손보협회, 생활·금융플랫폼 본격 추진
앱에서 원스톱 결제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개선 건의 예정
해외는 이미 앱 통해 금융 및 생활서비스 제공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서모씨는 최근 금융 플랫폼 서비스 혜택을 톡톡히 봤다. 서씨는 며칠 전부터 기르던 강아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가입한 금융 플랫폼에서 건강정보 관련 상담을 받았다. 이어 맞춤형 사료와 영양제를 추천 받았으며 인근 동물병원 예약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또 펫보험 진료비 청구도 금융 플랫폼에서 처리했다.
손해보험협회가 올해 금융소비자 편의성 확대 차원에서 ‘My(마이)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을 본격 추진한다. 보험사가 자회사 및 부수업무 형태로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플랫폼 내부에서 지급결제업무도 가능하도록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건의도 추진한다.
플랫폼 서비스 추진, 제도개선에 총력
최근 빅테크, 핀테크사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업권에서도 업무범위 확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보험업권은 관계 법령에 보험사가 자회사 형태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손보협회는 손보사들이 금융·의료·공공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금융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My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급결제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해 플랫폼 이용고객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앱 이용 없이도 금융 플랫폼 내에서 결제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는 비금융회사인 전자금융업자만 마이페이먼트업, 종합지급결제업이 허용된다.
이미 해외 보험사들은 플랫폼을 통해 금융 및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 SOMPO 홀딩스는 자체 앱을 통해 고객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상품도 추천한다. 벨기에의 AG인슈어런스는 플랫폼을 통해 자녀의 자산관리가 가능하고 노년층을 위한 가사노동, 음식 배달, 교통 안내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중국의 핑안보험은 원격진료 플랫폼 ‘굿닥터’를 개발해, 온라인 실시간 진료, 약품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자체 헬스마켓을 운영해 건강식품이나 건강용품 등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도 금융 플랫폼에서 생활 속 필요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보험사 악사(AXA)는 독일에서 경찰청 협업을 통해 GPS 기반 안전 앱을 내놨다. 위급상황 발생시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지역 경찰서로 위치정보가 전달되는 식이다. 앱을 통해 침입자 감지 센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카메라 원격 접속 서비스를 제공, 집안 내 화재 및 누수를 감지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금융서비스 외에도 플랫폼을 통해 안전서비스를 받도록 한 케이스다.
생활·금융 플랫폼, 어떤 서비스 제공될까
관계 법령 개선을 통해 국내에서 ‘My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들은 플랫폼을 활용해 일상 속에서 보다 편리하게 보험, 헬스케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예컨대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나의 생체 컨디션을 확인하고 맞춤형 운동을 추천한다. 또 플랫폼에서 운동 관련 서비스를 예약할 수도 있다. 자녀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했다면 아이 성장에 맞는 영양제를 추천받고 플랫폼 내에서 구매도 할 수 있다.
또 운전자들은 플랫폼에서 금융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세 알림 및 간편 납부, 정비소 예약, 주행거리 및 운전습관을 분석 받아 관련 자동차보험에 가입도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기른다면 관련 정보 제공 및 상담, 펫보험 청구 및 가입 등도 플랫폼에서 진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플랫폼이 소비자의 한달간 수입과 지출내역을 분석해 자산 및 신용관리 서비스, 가입 보험의 보장분석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손보협회는 “금융‧건강‧생활 서비스 제공으로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손보업계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보험 진출 가속화로 기존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들과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며 “차별 서비스의 첫 걸음은 결국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올해 손보업계의 제도 개선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보협회는 이날 소비자를 화두(話頭)로 ▶소비자생활 편리미엄 ▶소비자 안전망 확충 ▶소비자보호 패러다임 안착 ▶올바른 보험소비 문화 조성을 올해 핵심과제로 삼고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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