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주가 18% 밀어올린 자진 상폐 결정, 과거엔 어땠나
주식 공개매수 가격 6200원, 공시 전 주가보다 19.2% 높아
태림페이퍼, 자진 상장폐지 2년 뒤 최대주주에 과배당 논란
지난 20일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가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지난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6년 만에 비상장사로 돌아가는 셈이다.
자진 상장폐지 소식은 곧장 맘스터치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맘스터치는 전 거래일 대비 17.88% 오른 6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맘스터치와 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맘스터치 지분 67.29% 보유)가 소액주주 등이 보유한 맘스터치 주식을 공개매수 하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상장 기업이 자진 상장폐지를 하려면 최대주주 등의 최소 지분율 94.1%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맘스터치 보통주 1608만7172주다. 발행주식 총수의 15.8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중 11.59%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4.21%는 맘스터치(16.71% 보유)가 매수할 예정이다. 주당 매수 가격은 자진 상장폐지 발표 전날인 19일 종가(5200원)보다 19.2% 높은 6200원, 기간은 오는 2월 15일까지다. 사측은 “보유하지 않은 회사의 잔여 주식을 전부 취득할 것”이라며 “공개매수로 취득한 회사 주식을 가까운 장래에 제3자에게 양도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간 9개 기업 자진상폐 후 모두 주가 올라
자진 상장폐지에 따른 주가 급등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2년 1월~2022년 1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자진 상장폐지 한 기업(스팩·투자법인 제외)은 총 9곳이다. 2018년 12월 한국유리공업, 2016년 8월 태림페이퍼, 2016년 5월 경남에너지, 2016년 1월 SBI모기지, 2014년 4월 JS전선 등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도 자진 상장폐지 결정 직후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했다.
일례로 한국유리공업은 2018년 7월 30일 최대주주의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한 다음 날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1.12% 급등했다. 주당 공개매수 가격이 발표 전날(2018년 7월 29일) 종가 4만4500원보다 20.02% 높은 5만4300원으로 제시돼 단기 투자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태림페이퍼 역시 지난 2015년 9월 11일 장 마감 후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공시했다. 이후 첫 거래일인 같은 달 14일 주가는 상한가를 찍었다. 공개매수 가격은 공시 당일 종가 2710원보다 32.84% 높은 3600원이었다.
사측·대주주 배불리는 ‘꼼수’ 지적도
그러나 상장사들의 이 같은 자진 상장폐지가 소액주주를 무시하고, 사측과 대주주의 배를 불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태림페이퍼의 경우에도 자진 상장폐지 이후인 2018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393억원)보다 많은 600억원을 배당해 논란이 일었다. 배당금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100% 가져갔다. 당시 주당 배당금은 4311원으로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 가격(3600원)을 한참 웃돌았다. 태림페이퍼는 자진 상장폐지 5년이 지난 현재 코스피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 결정도 ‘꼼수’ 논란에서 벗어나진 않는다. 맘스터치는 최근 원재료 가격 인상 문제를 두고 최근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 단체의 활동을 계획적으로 방해하는 등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을 어겼다는 신고가 접수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도 받는 중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최대주주 한국에프앤비홀딩스 운영사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맘스터치가 비상장사로 되돌아가면 가맹점주들이 사측의 주요 경영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맘스터치 관계자는 “상장사 특성상 많은 주주의 관심을 받다 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가맹점주들이 동요하고 매출과 수익성에도 영향을 받았다”며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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