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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덕분이죠” 폐업하던 자동차극장 ‘즐거운 비명’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수요 2배 이상 급증
여름·연말·연시에 몰려 가족·커플 단위 늘어
멀티플렉스 업체들도 자동차극장으로 전환

 
 
파주 자유로자동차극장.[중앙포토]
자취를 감춰가던 자동차극장이 코로나19 덕에 부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동차극장 이용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극장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수요를 뺏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극장이 비대면·비접촉 시대의 문화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독립 공간에서 음식과 영화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서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3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극장은 존립마저 위태로웠다. 대형 쇼핑몰과 전국 프랜차이즈로 무장한 멀티플렉스 복합상영관에 수요를 뺏겼기 때문이다. 서울만해도 최고령을 자랑하던 남산 자동차극장이 개장 21년째던 2019년에 문을 닫았다. 이어 서울의 마지막 자동차극장인 잠실 자동차극장도 폐업했다.  
 
파주 자유로자동차극장. [중앙포토]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대유행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실내형 극장인 복합상영관은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실외형 극장인 자동차극장은 살아났다.  
 
그러자 복합상영관을 운영하던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자동차극장에 가세했다. 씨네Q는 지난해 3월 울산에, CGV는 지난해 6월 인천 연수구와 9월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롯데시네마도 지난해 6월 부산 기장군에, 각각 자동차극장을 열었다. 부산·서울·인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공영주차장·체육공원운동장 등을 이용해 자동차극장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했다.  
 
[이코노미스트]와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가 코로나 사태 전과 후의 자동차극장 이용자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3개년(2019~2021년) 동안 내비게이션 티맵(Tmap)을 이용해 자동차극장을 찾아간 차량 수를 집계했다. 전국에서 차량 방문이 가장 많은 자동차극장 상위 5곳(자유로·용인·씨네80·평택호·장흥)을 합해 연도별로 살펴봤다.  
 
그 결과 5곳 방문 차량 수는 2019년 약 11만60대였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는 약 24만6269대, 2021년엔 23만4806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보다 2배 넘게 급증했다. 자유로 자동차극장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발 후 방문객이 급증했다, 발발 전보다 2배 정도 늘었다”며 “주말이면 방문객 차들로 빼곡하다. 가족·커플 단위 방문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10월 살곶이 체육공원 대운동장에 마련한 무료 상영 자동차극장. [연합뉴스]

비대면 시대 슬기로운 문화생활로 떠올라

이용자들은 1년 중 주로 7월과 8월에 자동차극장에 많이 몰렸다. 지난해 자동차극장 상위 5곳 방문 차량 수를 월별로 살펴본 결과, 8월(3만3842대)과 7월(2만7766대)에 주로 몰렸다. 이어 1월(2만4817대), 2월(2만1004대), 12월(2만618대)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여행 이동을 제약하자 자동차극장을 피서지로 삼은 것이다. 연말·연시에 실내 영화관을 가지 못한 가족·커플 단위 수요가 자동차극장을 찾게 된 점도 한 배경으로 보인다.    
 
한편, 티맵을 분석해 지난해 차량들이 많이 찾아간 자동차극장 순위를 매긴 결과, 파주 탄현면 자유로자동차극장(20만5407대), 용인 기흥구 용인자동차극장(14만8217대), 대구 동구 씨네80자동차극장(9만7695대),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자동차극장(7만217대), 양주시 장흥면 장흥자동차극장(6만9599대) 순으로 집계됐다.  
 
자동차극장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극장이 교외 지역에 위치한데다 인근에 다양한 관광지들이 있는 점도 코로나19를 피해 갑갑함을 해소하려는 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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