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모바일 경계 사라진다’ 대세로 떠오른 크로스 플랫폼 [원태영의 게임체이서]
구글, 앱플레이어 ‘구글플레이 게임즈’ 베타 선보여
엔씨소프트·넥슨 등도 자체 크로스 플랫폼 출시해
크로스 플랫폼이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PC와 모바일간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모습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이 직접 앱플레이어 ‘구글플레이 게임즈’ 베타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크로스 플랫폼이란 하나의 게임을 모바일과 개인컴퓨터(PC)·콘솔 등에서 동시에 플레이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녹스’, ‘미뮤’ 등 앱플레이어가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일부 게임사들은 자사 모바일게임에 대해 따로 PC 버전을 배포하기도 합니다. 여러 형태가 존재하지만 PC·모바일 등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구글은 자체 앱플레이어인 구글플레이 게임즈를 선보였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앱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타 앱플레이어 대비 장점은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관리하고 있는 구글에서 만든 서비스인 만큼 높은 최적화를 보장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구글이 직접 앱플레이어 개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그만큼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길 원하는 유저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유저들이 앱플레이어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앱플레이어 중 하나인 ‘블루스택’의 경우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10억명 이상이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로스 플랫폼 관련 트렌드도 최근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앱플레이어 전문 업체들이 만든 앱플레이어를 통해 유저들이 주로 게임을 즐겼다면, 최근에는 게임사와 플랫폼들이 직접 앱플레이어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구글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도 지난해 9월 텐센트와 손잡고 개발한 크로스 플랫폼 ‘원게임루프’를 선보인바 있습니다.
대형 게임사들도 크로스 플랫폼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9년 선보인 크로스 플랫폼 ‘퍼플’의 경우 모바일게임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등을 PC에서 거의 완벽하게 구동합니다. 기존 앱플레이어와 달리 입력 지연 현상도 거의 없습니다. 게임 개발사가 직접 자신의 게임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보니, 최적화 수준이 상당히 높습니다.
넥슨도 모바일게임 ‘V4’의 PC 버전을 2019년 12월 선보였으며,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오딘’ 역시 지난해 출시 당시 PC 버전을 함께 선보인바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가 출시와 함께 모바일과 PC 버전을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왜 모바일게임의 PC 버전에 열광할까요? 우선 모바일게임은 언제 어디든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은 화면에서 게임을 플레이해야만 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앱플레이어를 비롯한 크로스 플랫폼을 통해 유저들은 PC 모니터를 이용해 대형 화면에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도 이용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보다 넓은 화면에서, 터치 방식의 조작보다는 훨씬 정교한 컨트롤을 할 수 있습니다.
크로스 플랫폼의 또 다른 장점은 PC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구동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업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 모바일게임들이 자동 사냥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PC의 멀티태스킹 기능과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크로스 플랫폼은 스마트폰 발열과 배터리 소모 문제도 해결해줍니다. 최근 고사양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면서, 그에 따른 배터리 소모와 발열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고사양 모바일게임을 장기간 구동할 경우 발열 문제가 발생하기 쉽고 배터리도 빠르게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크로스 플랫폼을 활용하면 이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반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즐길바에는 차라리 PC 게임을 하는게 낫지 않느냐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이 가지는 ‘이동성’이라는 장점을 포기하긴 쉽지 않습니다. 밖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집에 와서는 PC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일부 게임사들이 아예 신작 출시와 관련해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크로스 플랫폼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바일게임의 ‘이동성’과 PC 게임의 ‘편의성’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크로스 플랫폼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게임을 분류할 때 PC와 모바일로 나눠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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