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가 제재 경고하면서도 외교 문 안 닫은 미국
러시아 침공 가능성 높지만 주러 대사관 유지 시사
“갈등과 위기엔 소통 능력 중요, 메시지 전달해야”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외교를 통한 사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물러날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이 여전히 임박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경우 대러시아 외교에 기꺼이 관여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경우 주러 대사관을 계속 유지할지를 묻는 말에서도 “우리는 갈등과 위기의 시기에 어떤 면에서는 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소통, 우리가 러시아에 보낼 필요가 있는 모든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능력을 유지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우리 목표가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대사관은 중요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자국 군대의 진입을 명령하자 이를 침공으로 규정하고 공언한 대로 연일 경제적 제재를 쏟아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를 건설한 주관사인 ‘노르트스트림-2 AG’와 최고경영책임자(CEO)에 대한 제재를 지시한 게 대표적이다. 사실상 이 기업의 모회사인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을 제재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치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한 초기 제재의 또 다른 하나”라며 “러시아가 긴장을 계속 고조한다면 추가 조치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도 프라이스 대변인은 “어떤 제재도 영구적인 것은 없다”면서 “제재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추가적인 침공을 할 경우, 미국이 전면적인 수출 제재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15만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돼 명령만 받으면 전면 침공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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