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우크라 사태에 ‘유탄’…“직접 영향은 크지 않아”
미국, 한국 등 전 세계 대(對) 러시아 금융제재 발표
국내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 전체 해외 익스포저의 0.4%
은행주는 제재 영향에 급락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내 은행권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 정부도 동참하기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은행주들이 급락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은행들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거래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금액) 비중이 크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 정부도 러시아 금융제재 동참
정부는 미국 제재 대상인 7개 주요 러시아 은행 및 자회사와의 금융거래 중단을 결정했고, 한국 시간으로 3월 2일 이후 신규 발행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에 대해 발행·유통 시장에서 국내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거래 중단을 권고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 조치를 지지하며, 향후 EU의 제재가 구체화 되는 즉시 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국가 간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메시지 시스템이다. 여기에서 배제되면 금융기관의 국제 결제가 불가능하게 된다.
“국내은행, 전쟁 직접적 영향 크지 않아”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서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 등 금융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면서 “금융제재가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행권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국내 시중은행의 대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익스포저가 전체 해외 익스포저의 0.4%인 14억7000만 달러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는 하나은행 약 2960억원, 우리은행 2664억원, 신한은행 357억원, 국민은행 56억원 등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도 전쟁으로 인한 은행들의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은행업종은 대체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며 “은행 대손충당금이 다소 증가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써는 그렇게 될 가능성과 관련 노출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에 현지법인이 있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접 노출 규모는 러시아 국채 보유 및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현지법인 대출 등인데 대출의 경우 대부분 본사 지급보증이 되어 있어 부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미국 등 주요 은행 주가는 급락 중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이후 이날 오후 2시까지 코스피 지수가 1.39% 상승하는 동안, KRX금융지수는 5.32% 떨어졌다. 이날 2시 40분 기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거래일보다 4.41%, 우리금융지주는 4.20%, KB금융은 3.05%, 신한지주는 2.05% 급락 중이다. 반대로 같은 시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0.62%, 1.78%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은행주는 급락했다. 1일(현지시간) 웰스파고는 지난 거래일 대비 5.77% 떨어진 50.29달러에 마감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91%, 씨티그룹은 1.08% 하락했다.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큰 유럽 은행주들도 하락 폭이 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라이파이젠방크와 우니크레디트, 소니에테제네랄 주식이 각각 지난 거래일보다 11.27%, 7.01%, 9.36% 떨어졌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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