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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으면 NFT 준다는 카드사들…카드 코인 결제는 언제쯤

비씨카드, 결제하면 NFT 생기는 ‘두나무 비씨카드’
KB국민카드, bhc 캐릭터 활용한 쿠폰형 NFT 지급
비자, 가상자산 연동카드 결제액 3개월간 3조 ↑
가상자산 카드, 국내선 어려워…관련법·규제 엄격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블록체인업계와 손잡고 가상자산(암호화폐)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대형 카드사들은 이미 여러 거래소와 제휴해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블록체인업계와 손잡고 가상자산(암호화폐)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카드사들이 기존에 갖추고 있는 고객군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이미 글로벌 대형 카드사들은 여러 거래소와 제휴해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국내에선 관련법과 정부의 기조가 보수적이어서 카드사들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결제시장’까지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이미지. [사진 세컨블록 홈페이지]
3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달 21일 ‘두나무 비씨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신용카드사와 블록체인 기업 간 첫 PLCC 제휴 사례다.
 
두나무 비씨카드로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해당 상품이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재탄생된다. 이 NFT는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세컨블록’에서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에서 가방을 사면, 세컨블록 안에 있는 자신의 캐릭터도 가방 아이템을 소유하게 되는 식이다.
 
이 밖에도 두나무와 비씨카드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손쉽게 옮겨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형년두나무 부회장은 “양사의 노력으로 NFT와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실생활에 유용하게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bhc의 캐릭터 '뿌찌' 이미지. [사진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프랜차이즈 치킨브랜드 bhc와 쿠폰형 NFT를 내놓은 바 있다. 블록체인업체 블로코XYZ가 기술지원을 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KB국민카드와 bhc는 KB국민카드의 통합자산관리 플랫폼인 ‘리브메이트’에서 bhc 전용 2000원 할인쿠폰을 내려받은 고객 중 500명을 선정해 NFT 작품과 bhc 1만원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쿠폰형 NFT는 bhc의 치킨 캐릭터 ‘뿌찌’를 활용한 한정판으로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다. 또 특정 조건(시간)에 맞춰 NFT 화면이 변화하도록 설계해 제작한 ‘조건형 NFT’ 기술도 적용됐다. 블로코XYZ는 지난해 12월 굿네이버스와 함께한 연말 이벤트 때 조건형 NFT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뿌찌 NFT는 오는 18일 발급 예정이다.
 

해외선 이미 대세…비자, 4분기 가상자산 카드 결제액 3조원

비자는 지난 1월 실적발표를 통해 2022년 회계연도 1분기에 가상자산 연동카드를 통한 결제액이 25억 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자산을 활용한 카드 결제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비자는 지난 1월 실적발표를 통해 2022년 회계연도 1분기(2021년 10~12월)에 가상자산 연동카드를 통한 결제액이 25억 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가상자산 연동카드는 비자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다.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연동카드의 결제액이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상자산 결제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비자의 가상자산 연동카드의 가맹점 수는 8000만개에 이른다. 또한 60개 가상자산 플랫폼과 제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다는 장점이 있다.
 
바산트 프라부 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고객들이 레스토랑, 여행 등 다양한 곳에서 비자 가상자산 연동카드를 사용하면서, 가상자산의 활용범위가 확대됐다”며 “비자는 가상자산 상품의 성장을 위해 신뢰성과 보안을 제공하는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페이백 등을 통해,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현금처럼 사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시장으로 유입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결제를 이용하면 일정액을 페이백해 주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마스터카드도 지난 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잡았다. 코인베이스가 곧 선보일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마스터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CNBC에 따르면 마스터카드 측은 “NFT는 예술 및 수집품을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을 안전하게 참여할수록 있도록 하는 것이 NFT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와 함께 신용카드 사용 시 가상자산 페이백을 제공하는 카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 및 가맹점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관련 교육 ▶리스크 평가 ▶은행의 가상자산 및 NFT 전략 개발 ▶가상자산 카드 및 혜택 프로그램 설계 등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해 9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인 사이퍼트레이스를 인수하고, 10월에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 백트와 협업해 가상자산 결제 가능 카드를 발급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핵심은 ‘결제’…국내에선 아직 ‘어렵다’

이처럼 해외 대형 카드사들이 가상자산 시장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NFT 발행 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핵심인 가상자산을 활용한 카드결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카드사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지난 2017년 8월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를 원천 차단했다. 외국환거래법, 자금세탁방지법 등을 위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도 이런 조치는 유지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드사들이 당장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한 후 현재까지 금융위를 비롯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아서다. 가상자산이 금융당국 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기획재정부 등 다수의 부처와 연관돼 있어 사업인허가 과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장애물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결제 시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수요는 확실하다”며 “정부가 가상자산을 결제수단보다 투기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썬 사업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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