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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에 잠 못 드는 ‘빚투족’…가계이자 4조 늘 수 있다

미 연준, 3년 3개월 만에 제로금리 마감
올해 6~7회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예고
한은 금리 인상 예고…가계대출 이자 부담 확대 불가피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헤이든 파월 [연합뉴스]
미국발 긴축의 신호탄이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는 연 7회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은도 조만간 금리 역전을 피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전망이어서 결국 대출 금리 상승으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족(빚내서 투자)의 이자 부담은 더 심해지게 됐다.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까지 올릴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4조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 연준, 올해 6~7회 추가 기준금리 인상 예고

미 연준은 3월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0.25∼0.50%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와 함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유지하며 양적 긴축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인상과 함께 FOMC 위원 16명 중 5명은 연말 정책금리 수준을 1.75%~2.00%로 예상했다. 0.25%포인트 인상을 1회라고 본다면 연준의 금리인상을 올해 6~7회로 예고한 상황이다.  
 
올해 3.00~3.2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위원도 1명 있었다. 시장에선 그만큼 연준이 금리 상향 조정을 통한 물가 안정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회의만 해도 FOMC는 올해 3회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금리 인상 예상 수준을 높였기 때문이다. 
 
연준의 이 같은 강경한 금리 인상 기조는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 2.6%에서 이번에 4.3%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FOMC는 통화정책방향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불확실하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기준금리 2.00%까지 올리면 가계 이자 4조원↑

미국이 사실상 ‘제로금리’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섬으로써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25%로 미국 수준보다 높아 여유가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한은도 결국 미 연준의 보폭을 맞춰 금리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75%에서 최대 2.0%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2.4%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을 방지하기 위해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동산과 증권 시장에 들어간 대출들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가계의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한 해 증가 규모는 134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인 2016년 139조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업계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때마다 가계의 대출 이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높여 1.50%가 됐을 때, 가계대출 이자는 현재 10조8000억원에 11조9000억원으로 늘고, 추가 인상으로 1.75%가 되면 13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자금대출 이자도 5조3000억원에서 기준금리가 1.50%가 되면 5조5000억원, 1.76%가 되면 6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까지 높일 경우 가계대출 이자는 14조8000억원으로 현재 수준보다 4조원 이상 증가하고, 주담대 이자는 7조6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미 기준금리를 연내 2.0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위험 기준으로 올해 2~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연말에 기준금리가 1.75~2.00%로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시장의 분석도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시장이 기준금리를 예상할 때 올 한해의 성장세, 물가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을 종합 고려해 전망하는데 (기준금리 2.00% 등의)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이미 오른 상황인데,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2월 금리는 1.70%로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53~5.082%선으로 또 다시 5%를 넘어섰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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