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시아 수출 규제 길어지면 한국 GDP 최대 0.06%p↓”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1일 대러 제재 경제적 영향 보고서 발간
“대러 제재 장기화, 외국인 자금 이탈과 국내 금리 상승 위험”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01~0.06%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1일 펴낸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러 제재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수출통제(FDPR)의 장기화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은 0.01~0.06%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개시했으나, 속전속결로 전쟁을 수행하려는 전략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서방은 강력한 금융제재와 수출 규제 등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이달 2일부터 러시아 국고채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으며, 이달 13일부로 러시아 7개 은행에 대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원은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 및 투자 구조를 고려할 때 대러 제재가 단기적으로 한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대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 수준이다.
한국의 총수출 부가가치 중 러시아의 기여도는 2020년 기준 0.57%로 높지 않다. 여기에 반도체, 통신기기 등 수출통제 적용품목의 대러 수출 규모도 작아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연구원은 “대러 제재가 지속하면 대러 수출입 제한과 러시아 실물 경제 위축이라는 직접적 영향 뿐 아니라 불확실성 확대, 러시아를 둘러싼 교역 구조 변동, 금융제재에 따른 거래비용의 증가로 우리 경제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통제의 장기화만으로 국내 경제성장률 0.01~0.06% 감소
연구원은 해외직접생산규정(FDPR)에 따른 수출 통제의 장기화만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0.01~0.06%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FDPR은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장비를 러시아에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한 미국 상무부의 규정이다.
미국이 FDPR 규제를 적용한 품목의 대러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분석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FDPR 규제에 동참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이 0.06%포인트, 중국이 불참하는 경우 0.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대러 제재 장기화는 거시금융 관점에서도 한국에 부정적이다. 단기적으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금융불확실성 확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세계경제성장 둔화 등의 파급경로를 통해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와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과 국내 금리 상승의 위험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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