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뛰어든 '메기' 현대차, 경쟁사엔 위기일까 기회일까
현대차그룹 시장 지배력 압도적 전망
오토앤·롯데렌탈·케이카 등 경쟁업체도 수혜 예상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중고차 사업을 하던 업체들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면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소비자 신뢰가 쌓이면 전체 중고차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어 기존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매출 규모가 비교적 크고 소상공인 비중이 작아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요건인 ‘규모의 영세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아온 ‘생계형 적합업종’에 대한 족쇄가 풀린 셈이다.
그동안 중고차 사업자들이 현대차그룹 진출을 반대해온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장악 가능성에 대한 우려였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5년·10만㎞ 미만의 차량을 제한적으로 거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상생안을 제시했었다. 시장점유율도 2022년 2.5%, 2023년 3.6%, 2024년 5.1% 등 상한선을 두고 자체적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하지만 향후 현대차그룹의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73.7%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현대차가 42%, 기아가 31.7%였다. 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차를 포함한 수입차의 내수 점유율을 모두 합해도 30%가 넘지 않는다.
다만 현대차그룹 이외에 다른 대기업 중고차 사업자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소매 판매업 진출 허용은 롯데렌탈에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구조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출 가운데 중고차판매 비중이 오는 2025년 50% 이상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카에 대해 “현대-기아 대리점을 통한 중고차 매물 확보가 어려울 수 있지만, 대기업 진출로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커지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중고차 관련주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기준 3만8300원을 기록했던 롯데렌탈은 22일 4만2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1%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오토앤은 39.3%, 케이카는 2%가량 상승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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