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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용산 이전 GDP 3.3조원↑” 尹에 본격 구애 시작한 전경련

경제 6단체장 오찬 주선에 집무실 이전 효과 보고서 내놔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 1700만 명, 1조8000억원 수입 예상
재계 맏형 위상 되찾으려 尹 정부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 [중앙포토]
오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움직임이 발 빠르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경제 6단체장 오찬 회동을 사실상 주선하며 지난 5년간의 ‘패싱’에서 벗어난 전경련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해당 내용을 놓고 재계에서는 여러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전경련의 ‘윤석열 정부 코드 맞추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집무실 이전, GDP 1조2000억원~3조3000억원 경제적 효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김현석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에 의뢰해 작성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관광 수입이 매년 1조8000억원, 사회적 자본 증가로 인한 국내총생산 증대 효과가 1조2000억~3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청와대 전면 개방을 통해 연간 국내에서 1619만2000명, 해외에서 51만6000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한 관광수입은 1조8000억원으로 국내 관광객 수입과 해외 관광객 수입은 각각 9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경복궁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 [연합뉴스]
김 교수는 “청와대는 경관이 수려할뿐더러, 역대 대통령이 근무한 곳이라는 특수 가치를 가지며, 전면개방 시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의 등반로가 개방되는 효과도 가지므로 관광수요가 클 것”이라며 “특히 청와대와 용산청사를 연결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경우, 전·현직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보고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국민의 제도적 신뢰가 증대해 경제 주체들의 활동이 촉진됨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2020년 GDP 기준으로 1조2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새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해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이 확대될 경우 제도적 신뢰로 이어져 정부 정책의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당 보고서에 대해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윤석열 정부 코드 맞추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됐던 전경련이 옛 위상과 지위를 되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결과적으로 경제단체들은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와 소통해야 하는데 전경련의 행보가 그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정농단’ 꼬리표 떼고 대한상의·경총 위상 넘어설 수 있을까 

전경련이 새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에 여념이 없지만, 과거의 위상을 고스란히 되찾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 연루’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남아 있고 전경련이 주춤하는 사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위상이 한껏 올라간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경총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 6단체장 오찬 회동에 대해 자신의 SNS에 “법정 단체인 대한상의를 비롯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단체를 전경련 들러리 세운 것”이라며 “전경련이 어떤 곳인가? 최순실 국정 농단의 파트너였고, 재벌 민원창구였다. 쇄신안을 발표한 뒤에도 사사건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반대로 발목잡기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 대한상의와 경총 위상은 여전해 보인다. 윤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의 회동에서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이 각각 당선인의 양옆에 앉았던 탓이다. 이런 자리 배치 때문에 재계에서는 경제 단체 중 두 단체가 가장 앞선 지위를 보여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 측에서도 경제단체들 사이의 경쟁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경제 6단체장 회동 이후 택한 방문지는 전경련도, 대한상의도, 경총도 아닌 무역협회였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청년 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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