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경제부총리 후보에 “관료·의정 겸비” vs “민생경제 방해자”
차기 정권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에
윤석열 “정통·경험·전문성이 인선 기준”
민주당 “과거 역량 부족 드러난 인물들”
5월 10일 출범할 새 정부의 내각 각료 인선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경험과 전문성”을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전문성과 나눠먹기”라고 혹평했다.
윤 당선인은 선정 배경에 대해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고 해당 분야를 가장 장 이끌어줄 분”이라며 자체 검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정통’ ‘전문성’ ‘기획조정 능력’ ‘높은 이해’라는 단어들을 사용해 부처별 장관 후보자들이 경험과 이력을 갖춘 인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이끌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 후보에 대해선 ‘공정’과 ‘상식’ ‘안정’ ‘균형발전’이라는 단어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인사에 날 선 비평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는 민생 경제 정책을 방해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는 제주 신공항 등 부족한 전문성을 드러냈던 인물들”이라며 윤 당선인이 추켜 세운 후보자들의 경력을 깎아 내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를 비롯한 8개 부처에 대한 장관 후보자를 직접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지명했다. 국방부 장관에는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의 이종섭 전 합참 차장(예비역 중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를 각각 지목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당선인 특별고문인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당선인 정책특보인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를 각각 낙점했다.
尹 “국토부장관 후보, 공정·균형발전 이룰 역량 갖춰”
이날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을 두고 “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어차피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라든가 균형이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선 기준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서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어주실 분이신가에 기준을 두고 그렇게 저희가 선정을 해서 검증을 한 것”이라며 “그리고 나머지 분도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국민들께 발표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개별 인물 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추경호 의원을 낙점한 배경으로 윤 당선인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공직 전문성과 함께 의정 활동 경험을 겸비한 점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윤 당선인은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며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지냈고, 최근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을 두고는 “특히 공정과 상식이 회복되어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며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역의 공정한 접근성과 광역 교통체계를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민주당 “원희룡, 제주도정 성과 부족 환경파괴 앞장”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윤 당선인이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윤 당선인은 균형과 조화를 ‘나눠먹기’로 잘못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면면을 보면 지역·학교·정책 노선 등에서 ‘균형’이 미흡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제주 지사 시절 제주 신공항 등 제주도정에 대한 성과를 보면 전문성·추진력·협상력 등을 겸비해야 할 국토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준비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날 인사 발표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철학도 없는 깜깜이 인사에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국정운영의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 장선인이 지명한 후보자의 면면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민생경제 정책을 사사건건 발목잡던 기재부 장관 후보자(추경호), 도민을 무시하고 환경파괴에 앞장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원희룡), 성폭력 피해자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김현숙), 기자 시절 윤비어천가만 쏟아내던 문체부 장관 후보자(박보균)”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청년에게 출산 기피 부담금을 물리자던 산업부 장관 후보자(이창양), 당선인 40년 친구라는거 말곤 검증된 것이 없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정호영), TK(대구·경북) 군부 인맥 출신인 국방부 장관 후보자(이종섭)”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관 후보자 중간고사명 가운데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의당도 10일 윤 당선인의 인선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태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27명 위원 중 단 4명만 여성이었던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인수위원회에서 경육남(경상도 출신 60대 남성) 내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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