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끝났다…美 대형은행, 1분기 순이익 급감
IB 실적 악화 및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에 순익 감소
인플레이션에 대출 부실화 우려 커져
미국 월가 주요 은행들의 1분기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인플레인션에다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빚을 못 갚는 차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대손충당금을 크게 쌓았고, 올해 뉴욕증시가 출렁이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실적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형 은행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1분기 순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2%나 급감했고, 골드만삭스도 42%, 씨티그룹은 46%, 웰스파고는 21%, 모건스탠리는 11% 감소하는 등 다수 대형 은행들의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실적 악화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1분기 IB 수수료는 같은 기간 43% 감소했고, 모건스탠리는 37%. 골드만삭스는 36% 줄었다.
업계에서는 IB 실적이 부진과 관련해 올해 들어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업공개(IPO) 수요까지 줄어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미국 증시가 떨어지면서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 행보에 트레이딩 부문 실적도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은 주요 은행들의 올 1분기 IB 부문 영업수익이 22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1%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악재로 작용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이익이 증가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라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아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3곳의 대형은행이 지난 1분기에 늘린 대손충당금은 총 3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늘린 것은 1년 만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대출채권 중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올랐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5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연말까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던 국내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올 1분기에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 영향과 올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후폭풍으로 대출 규모가 최근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은행 이익 확대 속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894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인 4조738억원보다 0.38%(156억원)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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