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중·일 해상운임담합 심의 중국 셧다운으로 연기
방어권 보장 위해 의견서 제출기한 연장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일부 도시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해운사의 한국∼중국, 한국∼일본 항로 해상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를 늦추기로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고려해운·장금상선 등 국내외 20여개 해운사로부터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받는 기한을 이달 2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7·28일로 예정됐던 전원회의 또한 다음 달로 미뤄질 전망이다. 당초 공정위는 해운사들로부터 3주간의 검토 기간이 끝나는 지난 15일까지 의견서를 받을 계획이었다.
공정위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자, 중국에 본사를 둔 해운사가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을 고려해 피심인(기업) 측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항로는 약 20곳의 해운사 가운데 11개 선사가 중국 국적선사다. 일본 항로는 10여개 해운사 중 1개가 외국적 선사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실상의 중국 선사로 분류된다.
이번 결정에서 공정위는 해운사 측이 검토해야 할 심사보고서가 항로별로 각각 1000페이지가 넘는 등 분량이 방대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는 이들 해운사가 2000년대 초반부터 약 17년간 불법적인 담합을 통해 운임 등을 인상해 화주가 피해를 본 만큼 과징금 부과 등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다.
이번 사건의 공동행위는 공정위가 올해 1월 적발해 총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한~동남아 항로 담합 사건과 유사한 구조다.
해운사가 화주 측과 운임 인상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점과, 공동행위 사실을 해양수산부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이 공정위가 문제 삼는 부분이다.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선사들이 공동행위를 한 뒤 30일 이내에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이를 신고해야한다. 또한 신고 전에 합의된 운송 조건에 대해 화주 단체와 서로 정보를 충분히 교환·협의하는 절차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해운사 측은 해운사 간의 운임 결정 행위가 해운법상 인정되는 공동행위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선사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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