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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 ‘최고조’…크래프톤·SK바사 등 상장사 목표가 ‘뚝’

올 들어 목표주가 조정된 258곳 기업 중 떨어진 곳은 176곳
장단기 금리역전과 외국인 이탈 등에 대형주 목표주가 낮아져

 
 
국내외 변수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상장사 258개 중 176개 상장사의 목표 주가가 연초보다 낮아졌다. [중앙포토]
증권가에서 주요 상장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연일 낮춰잡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긴축 강화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올해 초와 비교해 목표주가가 조정된 기업은 258곳이다. 이 가운데 목표주가가 하향된 기업이 176곳으로 전체의 68.2%가 해당된다.   
 
반대로 목표주가가 올해 초보다 상향된 기업은 81곳, 그대로 유지된 기업은 1곳에 그쳤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기업의 영업 가치와 실적 추정치, 업황 등을 분석하여 향후 1년 또는 3~6개월 이내에 해당 기업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주가를 추정한 것이다.
 
 
연초 대비 현재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기업은 크래프톤이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64만8182원에 달했던 크래프톤 목표주가는 이달 17일 38만7857원으로 40.16%나 하향 조정됐다. 1분기 부진한 실적 전망 등이 목표주가를 끌어내린 탓이다. 19일 종가 기준으로 크래프톤 주가는 26만1000원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래프톤 1분기 실적은 매출액 5130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면서 “‘뉴스테이트’ 성과 부진과 배그 모바일 인도 광고에 따른 인건비와 마케팅비 증가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는 크래프톤 목표 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31만원으로 내렸다.  
 

네이버·카카오도 목표주가 12% 넘게 하향 

 
크래프톤 외에도 목표주가가 낮아진 기업은 많다. SK바이오사이언스(-36.95%), 더존비즈온(-35.62%), 엔씨소프트(-35.08%), 덕산네오룩스(-27.58%)는 연초보다 현재 목표주가가 30% 넘게 하향 조정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ICT 대장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연초 대비 12.86%, 16.52% 각각 낮아졌다. 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단기 실적 악화 전망,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성장주 투심이 얼어붙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커머스 사업으로 호실적을 경신해온 대표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엔 거리두기 해제 및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이커머스 시장 둔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 등 성장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실적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올해 영업이익은 임직원 연봉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증액한 비용 부담, 마케팅 증가, 매출 증가 둔화 등으로 기존보다 8.6% 하향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는 43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55만원에서 45만원으로 네이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삼성증권도 기존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카카오의 광고 및 매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연초 발표한 전 직원 연봉 15% 인상 등 인건비 부담도 영업이익을 압박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높아진 기업은 이엠텍·메리츠화재  

연초와 비교해 현재 목표주가가 올라간 기업도 있다. 일례로 전자담배 생산 업체인 이엠텍은 올해 초 3만6567원에서 이달 17일 6만667원으로 목표주가가 65.91% 상향 조정됐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이엠텍은 전자담배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했다”면서 “전자담배 수요 증가와 수출 국가 확대 등으로 안정적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엠텍 주가는 19일 종가기준으로 4만1650원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메리츠화재의 현재 목표주가가 연초 대비 41.39% 높아졌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배당성향 축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자사주 매입과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편입으로 보험 업종 중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면서 “연말에도 주주환원 여력이 있어 보험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반도체·전자장비 기업인 심텍과 DB하이텍의 목표주가가 각각 35.78%, 29.12% 상향 조정됐다. HSD엔진 또한 29.03% 올랐다. 
 
그러나 일부 상장사를 제외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목표주가를 낮추는 쪽이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POSCO홀딩스, 현대자동차, 셀트리온, LG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 눈높이도 일제히 낮아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방향이 좌지우지된다”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경기가 둔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서 외국인이 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하면서 원자재값이 오르고 기업 생산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해 증권사에서도 목표 주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기자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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