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전쟁시대, 플랫폼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메타버스 전쟁① 플랫폼사 경쟁 속 혼돈의 시기
게임, SNS플랫폼, 빅테크 등 경계 없는 무한경쟁
구글과 애플이 주도하는 인터넷 패권 재편할 기회
메타버스 시장 경쟁 양상은 혼돈의 시기를 맞은 새로운 무림의 탄생처럼 보인다. 인터넷 시대를 넘어 애플과 구글을 중심으로 재편된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패권이 새로운 시대에는 어떻게 새로운 질서를 찾을 것인가는 인류의 미래가 연관된 것이 있는 매우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게임 플랫폼으로부터 촉발된 메타버스는 SNS기업들을 넘어 빅테크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고,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아이폰 학습을 통해 결국 하드웨어의 승자가 운영체계를 포함한 모바일 생태계의 승자가 된다는 스토리를 잘 아는 이들의 메타버스 하드웨어 개발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없애는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인 AR글래스와 VR 헤드셋을 둘러싼 이야기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이유
한편으로는 콘솔 게임 업계의 1위이자, 마이크로 소프트 X박스 최대 경쟁사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는 같은 달 36억 달러(4조3600억원)를 들여 게임 스튜디오 ‘번지’를 인수하면서 겉으로는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대비를 하는 모습으로 비쳤지만, 이 또한 소니의 메타버스 시장을 준비하는 전략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이의를 달지 않는다.
MS의 사티야 나델라 CEO는 블리자드 인수 시 “게임은 가장 역동적이면서 흥미로운 플랫폼일 뿐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의 인수 합병이 메타버스 시장을 대비하는 것임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소니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가상현실(VR)기술을 도입한 플레이스테이션(PS) VR2를 소개하면서 게임을 통한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게임 기반의 플랫폼들이 메타버스 시장의 노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게임이 메타버스 플랫폼의 게이트웨이 중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메타버스 기술은 게임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MORPG로 불리는 멀티미디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을 통해 게임 유저들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게임에서 파이터로서 강호의 고수들과 일합을 겨뤘고, 전략 시뮬레이터로서 전 세계 고수들과 만나고 지혜를 다퉜다. 게임을 통해 유저들은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이것이 게임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연 등으로 확장된 것이 오늘날 메타버스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유저들을 가장 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 게임이다.
MS와 메타의메타버스 플랫폼 전쟁
호라이즌 월드는 메타가 선보인 VR 플랫폼 호라이즌의 가상세계 공간 중 하나로 호라이즌 월드에서는 과거 페이스북의 세계가 그대로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옴은 물론, VR 헤드셋을 통하면 3D로 상반신만 있는 아바타들과 현실처럼 생생하게 교류하고 게임 속 세계에서 존재감을 느끼며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이용자들이 헤드셋과 장비를 장착하면 이용자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아바타도 제스쳐를 취하고 이용자가 말을 할 때는 입 모양도 따라서 움직인다. 호라이즌 내 다양한 커뮤니티의 구성도 가능하고 따라서 여러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다른 사람들과 소그룹을 이뤄 게임을 하거나 즐기는 커뮤니티 활동도 가능하다.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호라이즌 플랫폼이 추구하는 것은 플랫폼 내에서는 어떤 언어도 인공지능을 통해 소통될 수 있도록 현재 30개 언어에서 향후 100개 언어까지를 자동 통역을 해주는 것이다. 호라이즌워크룸은 오피스를 통해 구축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강자, MS의 ‘메시 포 팀스(Mesh for Teams)’와 같은 기능으로 MS의 아성에도 도전한다.
여기에 더해 호라이즌 홈스는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원하는 형태로 인공지능이 만들어 주고 사람들을 초대해 어떠한 형태의 미디어도 이 안에서 공유 하게 하는 완전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자신만의 사진과 영상을 가상공간에 전시하고 디지털 상품을 보관할 수도 있다. 또한 홈 오피스를 만들어 일을 할 수도 있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 NFT를 접목한 이커머스까지도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메타버스시대의 메타는 SNS 플랫폼을 넘어, 한마디로 인터넷 시대의 MS, 구글, 아마존을 합친 존재를 꿈꾸는 것 같다.
플랫폼 시장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비투비(B2B) 플랫폼과 운영체계(OS)를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아는 MS는 일찌감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메타버스 협업 회의 시스템인 ‘메시 포 팀스(Mesh for Teams)’개발에 주력해왔다. 2, 3차원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을 올해 상반기에 출시 예정이다. ‘메시 포 팀’즈의 아바타는 표현되고 있는 사람의 표정을 읽고 그걸 그대로 아바타가 흉내를 낸다. 이때 그 수준이 단순히 이모티콘처럼 웃고 우는 모습 정도가 아니고, 미세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모두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말로는 완벽히 전달되지 못하는 표정에 의한 의사소통 부분들도 아바타가 구현해내는 것이 기존 아바타하고의 큰 차별점이다. 또한 MS가 산업용으로 개발해 호평을 받고 있으며 곧 일반 소비자용으로 도입하게 될 홀로렌즈라는 MR(Mixed Reality)디바이스를 통해 아바타가 자신의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게 되는 홀로그램 미팅이 가능하다. MS는 이번 블리자드의 인수를 통해 메타버스소비자시장(B2C)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는 “ MS의 비전은 콘텐트와 상거래가 자유롭게 흐르는 엔터테인먼트의 강이 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게임만을 MS메타버스의 미래로 보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SNS와 게임 플랫폼들의 참전
단순히 아바타를 이용한 SNS 서비스뿐 아니라 이른바 제페토 크리에이터 경제를 만들어 냈다. 제페토 내에서 누구나 콘텐트를 창작하고 판매할 수 있다. 현재 20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6800만개의 아이템을 만들면서 제페토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 월 1500만 원을 버는 창작자도 나타났다.
최근에는 제페토 내에서 메타버스 드라마를 만드는 창작자도 생겨났다. 당연히 출연자는 제페토 내에서 활동하는 아바타들이다. 제페토는 플랫폼을 게임으로도 확장할 것임을 발표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게임 창작과 동시에 이용이 가능한 플랫폼확장을 시도하면서 로블록스와 같은 글로벌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게임에서 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앞서가는 ‘로블록스’는 어떤가. 비록 게임으로 출발했지만, 단순히 게임 업체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로블록스가 추구하는 것은 네이버의 제페토가 추구하는 방향과 상당히 유사하다. ‘로벅스’라는 디지털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나이키와의 협업을 통해 형성한 나이키 랜드가 주목받는 것도 나이키 가상판매 특허 신청과 연결, 메타버스 내 커머스 결합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아바타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아바타가 실제 모습과 똑 닮은 형태로의 진화를 추구하고 있음은 물론 표정의 변화를 투영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기도 하다.
유명 랩퍼 트래비스 스캇과 BTS를 자사의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에서공연 하도록 만든 에픽게임즈 행보도 심상치 않다. 이미 2019년 게임회사인 에픽이 화상채팅 ‘하우스파티’를 인수 할 때부터 그리는 그림의 크기가 달랐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현재의 인터넷 SNS는 사용자가 인터넷을 검색하고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선택한 대상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형태”라고 말한다. 에픽이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중심 되어 자기표현을 하거나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디지털화 된 공동의 공간”이라고 말하며 “이용자가 포트나이트 게임을 친구와 즐기고, 다음 순간 넷플릭스로 영화를 감상하며, 친구와 새로운 디자인의 자동차를 시승하는 등 온라인 놀이터가 되는 곳”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포트나이트는 단순한 게임 플랫폼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같은 SNS이자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공간이 되겠다는 선전 포고인 셈이다.
현재의 메타버스 시장은 마치 새로운 혼돈의 시대가 도래한 강호의 무림과 같은 양상이다.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모바일 인터넷 무림에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혼란의 형국이 만들어 지면서 강호의 새로운 IT 고수들은 게임, SNS, 그리고 PC 기반의 재래식 무기를 장착한 거인 등 저마다의 필살기를 앞세워 무림의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정면 대결을 앞두고 강호에는 칼바람을 예고된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다.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브랜딩에 관심을 가졌고 공기업 경험으로 공기업 브랜딩,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플랫폼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년 서울에서 열리는 ADASIA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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