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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20달러 시대…해외여행 회복에 ‘찬물’

“이제 숨 돌리나 했는데”…살얼음 위 걷는 LCC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항공기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항공여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회복해야 하는 시점에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또 다른 암초에 직면한 분위기다. 코로나19로 고꾸라진 항공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항공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전전긍긍’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통상 한 달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며 “최근에도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에, 내달에도 유류할증료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1만9800원으로, 6월 유류할증료(1만7600원)보다 2200원 오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동일선상에서 움직인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연일 최고 단계를 경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5월보다 2계단 오른 19단계가 적용됐으며, 아시아나항공의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시 19단계다. 19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 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내달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치솟는 국제유가가 국제선 공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유가 시절에는 비용 부담이 덜해 항공여객 수요 등을 고려해 보다 공격적으로 노선 스케줄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국제유가 폭등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국적 항공사들이 최대한 보수적으로 스케줄을 짜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손실이 누적된 상황이라, 자칫 공격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했다가 기대만큼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해외 현지 물가 상승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엔저 현상 등으로 향후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여객이 급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무비자 관광 재개가 3분기 중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객 수요 회복에 있어 일본이라는 강한 모멘텀이 아직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10일부터 여행사 단체 관광객 입국만 허용한 상태다.  
 
항공 화물 특수 등으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는 코로나19 이후 맞닥뜨린 국제유가 상승 등의 악재로 휘청하고 있다. 진에어 노조와 제주항공 조종사 노조, 에어부산 조종사 노조, 티웨이항공 조종사 노조, 조종사 노동조합연맹은 이날 발표한 공동 호소문에서 “국내 LCC들은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전체 직원의 40% 정도가 순환 유급휴직을 이어가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에 이달 말 종료 예정인 LCC 고용유지 지원금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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