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루나 사태?”…‘셀시우스’ 뭐길래 이더리움 폭락 불렀나
이더리움 24시간 전比 7.65% 하락
코인 담보대출 업체 셀시우스 인출 중단 여파 확대
과거부터 불거진 위기설…별다른 대응 없어
업계 “이더리움 자체 붕괴는 아냐…유사 사업 모니터링 필요”
이더리움이 일주일 새 37% 넘게 내리며 불안정한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씨파이(CeFi, 중앙화금융) 플랫폼 ‘셀시우스’가 인출 중단을 단행해 폭락의 불씨를 키웠다.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제2의 루나 사태’가 아니냐며 공포에 떨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25분 기준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7.65% 내린 145만46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은 37.51% 하락해 비트코인(-30.21%)보다도 큰 낙폭을 보였다. 이로써 이더리움은 이전까지의 가격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해 1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8.6%를 나타내며 주식 시장과 더불어 암호화폐 시장도 조정을 겪었다. 하지만 이더리움 폭락에 영향을 미친 건 거시경제 요인뿐이 아니었다. 전날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인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다른 주요 코인들보다 더 하락하게 된 것이다.
무슨 상황일까…이더리움 2.0부터 셀시우스까지
한데 PoS 방식은 충분한 이더리움이 스테이킹(예치)돼 있어야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재단은 많은 이더리움을 예치시킬 방법으로 리워드(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현재 약 1348만개의 이더리움이 예치돼 있으며, 이자율은 연평균 4.2%다.
문제는 이더리움을 32개를 예치해야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는 부담이 큰 규모라는 것이다. 가격이 폭락한 현재 기준으로 환산해도 약 4600만원 수준이다. 이를 위해 고안된 서비스가 일종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리도파이낸스’다. 리도파이낸스는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맡기면 ‘stETH(에스티 이더리움)’를 지급한다. stETH는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과 1대 1 교환을 해주는 하나의 증서다.
암호화폐 담보 대출 서비스 업체인 셀시우스는 이를 한 단계 더 활용했다. 셀시우스 이용자들이 stETH를 맡기면 그 규모의 최대 70%까지 빌려주는 사업을 해왔다. 일부 투자자들은 리도파이낸스에서 이더리움을 맡기고 stETH를 받아, 다시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빌리는 방법으로 차익을 얻어왔다.
커져가는 셀시우스 위기설…하지만 루나와는 달라
실제 셀시우스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정황 증거도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셀시우스가 구조조정 변호사를 고용해 재정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셀시우스는 우선 투자자들로부터 가능한 자금조달 옵션을 찾고 있지만 금융 구조조정을 포함한 다른 대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셀시우스는 이전부터 위기설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스테이킹 대행업체인 스테이크하운드의 개인 키를 분실해 약 3만5000개의 이더리움에 접근이 불가능해진 사건이 있었다. 최근 왓처뉴스 등 외신들은 이를 분실한 것이 셀시우스라며, 해당 사실을 인지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셀시우스는 이를 숨겨오고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테라·루나 사태 같은 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stETH는 미래에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는 증표일 뿐”이라며 “테라USD(UST) 등 스테이블코인처럼 1대 1 가격 페깅(연동)이 유지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리도파이낸스나 이더리움의 근본적인 실패는 아니다”라며 “레버리지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던 셀시우스의 강제 매매 우려에 대한 매도 압력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슷한 상황의 다른 렌딩(대출) 업체가 있을지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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