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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도 신었다…DNA부터 다른 ‘아식스’

[아식스의 탄생] ①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쌓아온 브랜드 가치
건강에 집중한 브랜드 철학…신기술 도입 위해 적극 투자
최신 기술 집약된 ‘메타스피드’, “마라톤 완주 걸음수 감소”
육상‧테니스‧배구 등 선수 후원…스포츠 인재 육성 박차

 
 
메타스피드 플러스 시리즈. [사진 아식스]
‘맨발의 마라토너’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 선수. 그리고 한국이 배출한 ‘마라톤 영웅’ 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황영조, 이봉주 선수. 세계적인 러너인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경기 도중 착용한 신발 브랜드가 모두 같다는 것. 바로 ‘러닝화 부문’에서 독보적 위치를 자랑하고 있는 아식스다.  
 
아식스는 뉴욕 마라톤 참가자의 30%가 착용할 정도로 러너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다. 최근엔 20~30대를 중심으로 ‘러닝 크루’(달리기 팀) 문화가 확산하면서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유수의 신발 브랜드에서 너도나도 ‘러닝화’를 내놓았지만 소위 좀 뛴다 하는 러너들에게 ‘러닝화=아식스’를 마치 불문율과도 같은 공식으로 여겼기 때문. 이유는 간단하다. 70년 넘도록 이어져 온 아식스만의 기술력, 그리고 진심을 담아낸 마케팅이다.  
 

뼛속 깊은 ‘기술 개발’ 본성…러닝 크루들의 선택으로 

아식스의 출발은 1949년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니츠카 기하치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신발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시작은 본인의 이름을 딴 ‘오니츠카 타이거’라는 브랜드였다. 이후 1977년 GTO, 제랭크와의 합병을 통해 아식스로 브랜드명을 바꾸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초석을 다졌다.  
 
아식스는 건강에 집중한 브랜드 철학을 사명에 그대로 담아낸 이름이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nima Sana in Corpore Sano’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이름처럼 전 세계적으로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을 촉진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식스의 목표다.  
 
이를 위해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은 ‘기술력’이다. 아식스는 설립 당시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기술 도입을 위한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197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술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부서를 만들었다. 1985년에는 아식스 스포츠 과학 연구소를 설립해 운동과 행동에 대한 분석과 새로운 소재 개발을 이어가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카야노 아카데미. [사진 아식스]
메타스피드 플러스 시리즈. [사진 아식스]
아식스만의 기술력이 녹아든 제품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을 이뤄왔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메타스피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최신 기술이 집약된 시그니처 제품이다. 이 제품은 스포츠 브랜드 최초로 엘리트 선수들이 구사하는 주법에 맞춰 러너들이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세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탄생됐다. 실제 아식스 스포츠 공학 연구소의 초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메타스피드 기술은 러너가 마라톤 완주까지 딛는 걸음 수를 1.2%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력을 보다 넓은 소비자층으로 확대하면서 최적화된 제품 구매를 돕고 있다는 평가다.  
 

“일반 러너부터 선수단까지”…진심은 통한다

아식스의 또 다른 노력은 진심 마케팅이다. 브랜드 가치인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기 위해 러닝 브랜드로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러닝 클래스’와 행사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클래스로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료 러닝 프로그램 ‘아식스 러닝 클럽’이 있다. 이 클래스의 차별점은 코치진이 국가대표 육상선수로 구성된 전문적인 클래스라는 것.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일반 러너들에게 선보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러닝 클래스 외에도 마라톤 대회를 앞둔 참가자들이 훈련을 통해 목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키야노 아카데미 역시 러너들이 자신의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아식스 러닝 클럽. [사진 아식스]
일반 러너 지원을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 후원 사각지대에 있던 중고등부 및 실업연맹 등 육상 단체를 약 20년 전부터 후원해 오면서 국내 스포츠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왔다.  
 
아식스가 오래전부터 후원 선수들을 본사 스포츠 공학 연구소로 초대해 3D 발 계측기를 이용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발에 딱 맞는 수제 경기화를 제공해 온 일화는 유명하다. 마라톤, 러닝 및 경보 등 육상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가 바로 러닝화인 만큼 아식스의 후원은 더 의미 있다고 평가 받는다. 
 
후원 활동만 놓고 봐도 아식스의 기업 가치가 드러난다. 많은 스포츠 브랜드가 유망한 팀과 선수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지만, 아식스는 종목 특성상 대중적이지 않은 육상과 테니스, 배구 등의 종목을 오랜 기간 지원하면서 비인기 종목 활성화와 스포츠 종목 다양화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선 아식스가 걸어온 70년 행보가 스포츠 선진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국내 스포츠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단순히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일반 러너들이 러닝에 흥미를 느끼고 더 건강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것. 오랜 기간 소외된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건강한 스포츠 문화 발전에 브랜드 철학을 녹여내온 점이 그것이다. 러닝화의 대표 주자를 넘어 세계 러너들의 발이 되어 준 스포츠사의 새로운 해석이 바로 지금의 아식스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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