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 온다” 4대 그룹 잇따른 대책회의…경영 전략 재수정
삼성, 李 귀국하자마자 그룹 사장단회의 개최
삼성전자, 오는 2주간 글로벌 전략회의 열어
SK “파이낸셜 스토리로 새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
현대차는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 LG는 전략보고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로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현상) 경고등이 들어왔다. 현재 상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각국의 유동성 축소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경제 위기의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재계도 긴장의 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다. 특히 국내 4대 그룹(삼성, SK, 현대차, LG)은 잇따라 전략회의를 열고 경제 위기에 따른 새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李 귀국 이틀 후 사장단회의 “기술로 한계 돌파해 미래 선점”
이 부회장의 위기의식은 곧바로 전략회의로 이어졌다. 20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의에서 삼성 사장단이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러면서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또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사장단회의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이 총출동해 이 부회장의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주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오는 21~23일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서, 27~29일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상반기 전략회의를 열린다. 특히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관련 일정으로 소화한 터라 DS 부문에서 반도체 시장 점검 및 전망 등의 대응책 마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경영시스템 전반 개선해야만 실질적인 변화 가능”
이번 회의에서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행 중인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스토리란 조직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에 더해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성장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끄는 전략을 의미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구광모, 직접 전략 보고받으며 대응책 수립
현대차는 오는 7월 한국에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권역별·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두 번 열리는 회의는 각 사의 CEO가 주재하고 권역 본부장들과 판매·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력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에 맞는 새로운 전략 대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이 서둘러 전략회의에 나서는 것은 지금 글로벌 경영환경이 엄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그룹별 전략회의도 대외 불확실성 제거와 극복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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