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땐 ‘찔끔’ 내릴 땐 ‘뚝’…중장기 부양책 시급한 NHN
2020년 초와 비교하면 주가 수준 오히려 하락
6월 21일 NHN의 주가가 9.91%나 상승했다. 그간 7거래일 연속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했는데, 모처럼 반등했다. NHN이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간 이 회사가 진행한 자사주 매입 이벤트 중 가장 규모가 컸다.
NHN이 자사주를 사들이기 전, 소액주주의 항의 시위가 있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데도 주주들이 분노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NHN이 핵심 사업부를 수차례 분사하면서 기업가치를 훼손했고,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거다. NHN은 2017년 간편결제 사업부문을 NHN페이코로 분사했고, 지난해엔 협업툴 서비스 두레이를 독립시켰다. 올해 들어선 클라우드 사업부를 NHN클라우드로 물적분할했다.
실제로 NHN의 주가 흐름은 여느 판교의 테크기업과 달랐다. 가령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은 주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다. 언택트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줄줄이 역대급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네이버의 주가는 56.84%, 카카오가 153.75% 상승했다. 그런데 테크기업 NHN의 주가 상승률은 신통치 않았다. 그해 11.68%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동학개미운동 열풍에 힘입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30.75%)과 견주면 NHN의 주가 상승률은 더 초라해진다.
팬데믹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202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 주가는 29.40%, 카카오는 43.90% 상승했는데 NHN 주가는 15.64% 오르는 데 그쳤다.
NHN이 주가부양 정책을 펼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869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취득했고, 지난해 말엔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도 단행했다.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시도했지만, 시장을 설득하지 못했다. 올해 4만5000원에 장을 시작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6월 22일 2만8500원으로 36.66%나 꺾였다. 같은 기간 네이버(36.73%), 카카오(37.33%)의 주가 하락률과 엇비슷했다.
이 때문인지 2020년 초와 지금의 NHN 주가를 비교하면, 15.63%나 하락했다. “주가가 바닥 뚫고 내려간다”며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네이버(28.42%)와 카카오(128.82%)조차 2020년 초와 비교하면, NHN은 팬데믹을 겪고 나서 주가가 더 떨어졌다. 오름폭은 작고, 내림폭은 큰 양상이 심해지면서 주주 불만이 쌓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이번에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NHN은 회사의 성과를 주주들과 나눌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주주 여러분과 보다 진정성 있게 공유하고 소통할 계획”이라면서 “주주가치 향상과 모범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IT 업계 최고 수준의 ESG 경영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이벤트의 효과는 길진 않았다.
주가가 10% 가까이 오른 21일과 달리 22일엔 3.06% 하락했다. 주가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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