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스팩 합병상장 늘어, 하반기에도 4곳 상장예정
올해 IPO 상장 철회한 6개 기업, 스팩 통해 증시 입성
스팩 합병률 50%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절반은 상장폐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으로 상장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금리인상과 경기 둔화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으로 IPO(기업공개)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스팩을 통해 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기업은 6개(하인크코리아·누보·파이버프로·웨이버스·하이딥·모비데이즈)다. 하반기에도 4개가 증시에 입성할 예정으로 연간 스팩 합병 기업은 1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 수는 증가세다. 지난 2019년 11개에서 2020년 17개, 지난해에는 15개 기업이 합병 상장했다.
하반기에는 오는 7월 29일 제조 솔루션 기업인 코닉오토메이션(NH스팩21호)을 시작으로, 8월 22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솔트웨어(미래에셋대우스팩3호), 8월 30일 태성(신영스팩5호)과 원텍(대신밸런스제8호스팩)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11월에는 옵티코어(KB제20호스팩), 신스틸(하나금융15호스팩)가 합병 예정이다.
스팩은 직상장이 어려운 소규모 회사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2009년 도입됐다. 증권사가 미리 증시에 상장하고, 상장을 원하는 일반 기업이 나타나면 둘을 합병해 해당기업을 상장하는 방식이다. 공모절차로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증시에 상장한 뒤 적정 기업가치의 합병 대상 기업을 찾는다. 스팩은 상장 후 2년 6개월 경과시점까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거래소에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한 달 동안 상장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스팩을 통한 기업상장은 증시가 불안할 때 늘어난다. 올 들어 IPO 시장에서 수요 예측 부진으로 6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지만, 이들 기업은 스팩 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스팩은 공모가(2000원)가 고정돼 있어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는 직상장에 비해 시장 등락의 영향을 덜 받는다. 직상장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도 증가 이유다.
하락장에서도 좋은 투자처다. 주가가 공모가(통상 2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고 우량 회사와 합병하면 상승 동력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3년 안에 합병기업을 찾지 못하고 해산할 경우 주주에게 원금뿐 아니라 3년치 이자까지 제공해야 한다. 스팩은 합병기업을 찾을 때까지 투자금의 90%가량을 한국증권금융에 넣어두며, 이 예치금의 금리는 1년 단위로 조정된다. 합병에 반대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다만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스팩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85개 상장사 중 총 23개가 스팩이었다. 올 들어서 케이비제19호스팩(5월 9일), 상상인이안제2호스팩(4월 4일), 이베스트이안스팩1호(2월 17일), 케이비제18호스팩(2월 4일) 등은 상장 폐지됐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스팩의 합병성공률이 50%대로 높아졌지만, 짝을 만나지 못하는 스팩도 절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22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551개의 기업 중 56개가 스팩 상장사다. 현재 56개의 스팩이 합병할 기업을 찾고 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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