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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도 주식부자 1위 이재용, 김범수·방시혁 순위 하락

[상반기 주식부자 50①] 주식평가액 살펴보니
50인 지분평가액 85조원으로 연말보다 27.4% 줄어
서경배, 반년만에 10위 재진입…김승연 50위 유지

 
 
국내 주식부자 상위 50인에 포함되는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주식가치가 상반기에만 2조원 이상 줄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 부자 50인의 기업가치가 연초 대비 30조원 넘게 급감했다. 특히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커지면서 타 업종보다 성장주로 꼽히는 IT(정보기술), 엔터주, 게임업종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덩달아 관련 업종 오너 일가와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분 가치도 급감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개인주주 상위 50인의 지분 평가액은 올 상반기(24일 기준) 기준으로 총 85조원이다. 지분 평가액은 올해 초(1월 3일 기준) 117조원에서 27.4%(32조원)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 폭(20.8%)보다 주식 부자 50인의 지분가치 감소폭이 더 컸다. 그간 주식부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IT·게임 등 업종의 주가가 꺾였기 때문이다.  
 
순위 변동도 있었다. 지난 연말 주식부자 4위였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상반기엔 5위로 밀려났다. 김범수 전 의장의 지분평가액은 6조7697억원에서 4조2266억원으로 37.57%(2조5431억원) 감소했다. 카카오 주가가 올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주가는 1월 3일 11만원대에서 출발했지만, 상반기 내내 기술주 하락과 실적 성장동력이 떨어지면서 6만원대로 밀렸다. 최근 회복을 하면서 7만원대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하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도 기존 7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하이브는 지난해 하반기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코인) 신사업을 전개하며 40만원을 호가했지만, 올 들어 성장주 조정 장세에서 긴 조정을 받았고 최근엔 이 회사 대표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또 한번 폭락했다. 하이브 주가는 올해 들어 35만500원에서 14만8000원으로 급락했다. 주가 하락에 방시혁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4조6095억원에서 1조9464억원으로 57.77%(2조6631억원) 증발했다.
 

언택트 수혜주였던 IT·게임주 주가 ‘뚝’ 

 
주요 게임사 창업주들의 지분 가치도 반 토막이 났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과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의 지분가치는 각각 8678억원, 1조2694억원으로 연초보다 각각 68.19%(1조8603억원), 59.78%(1조8865억원) 감소했다. 평가액 감소로 박관호 의장(15→25위), 김대일 의장(13→19위)도 수직 하락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자체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WEMIX)’ 발행, P2E(Play to Earn) 신작 ‘미르4 글로벌’의 흥행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실적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는 연초 18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급락했다. 펄어비스 주가 역시 연초 13만4000원에서 5만39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상장 후 게임 대장주로 올라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지분가치도 연초대비 39.65%(1조2818억원)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코스피 시장에 데뷔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올 들어선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25만원선까지 밀렸다.  
 
지분가치가 하락한 CEO의 공통점은 IT나 엔터, 게임 등과 같은 성장주라는 점이다. 이들 업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팬데믹 당시 거리두기 정책으로 언택트 대표 수혜주로 주가는 크게 올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둔화 가능성 등에 따라 성장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게 되면서 주가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이다. 
 

정의선·최태원·서경배·구광모 순위 상승

 
대기업 총수들의 지분가치도 줄었다. 지분가치 1~4위는 모두 삼성가다. 올해 상반기 주식 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분가치는 연초 14조1767억원에서 24일까지 11조8097억원으로 16.70%(2조3670억원) 감소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아 평가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당시 8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로 추락하며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지분가치는 줄었지만, 주식부호 순위는 그대로 1위를 유지했다.  
 
주식부자 2위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지분가치가 큰 폭으로 줄었다. 홍 전 관장 지분가치는 연초(11조원) 대비 35.89%(3조9478억원) 줄어든 7조525억원을 기록했다. 홍 전 관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난 3월 삼성전자 주식 1994만1860주(약 1조3720억원 어치)를 매각하면서 지분이 크게 감소했고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평가액 감소가 이뤄진 탓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4658억원·20.68%),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조4648억원·22.82%) 등도 연초 대비 주식 평가액이 1조원 이상 크게 줄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역시 상속세 마련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면서 전체 지분 평가액이 감소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7위·3조1559억원), 최태원 SK 회장(8위·2조8813억원)은 주식부호 순위가 지난해 연말보다 각각 2계단씩 상승했다. 구광모 회장은 19위에서 14위로 5계단 상승했다. LG는 지난 5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발표 소식으로 하락장에도 주가 하락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서경배 아모레 회장 지분가치(2조4854억원)는 올해 들어 18.45%(5624억원) 감소했지만 주식 부자 순위는 14위에서 10위로 4계단 상승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주가가 다른 주식 대비 하락폭이 적었기 때문이다. 연말 50위였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상반기에도 순위 변동이 없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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