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험금 괜찮나?…보험사 건전성 지표, ‘역대급’ 하락
1Q 보험사 RBC, 전분기 대비 평균 36.8%p↓
당국 권고치 150% 이하 보험사 6곳…장기 대책 절실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액 감소…보험금 지급 못할 가능성은 없어”
올 1분기 보험사 RBC(지급여력)비율이 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리인상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손실액이 커지면서 가용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DGB생명과 MG손해보험은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며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RBC 역대 최저치…재무 충격 오나
심지어 올 1분기에는 생·손보사 41곳 중 RBC비율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곳이 악사손보 1곳에 불과했다. 사실상 보험사 거의 전체의 RBC비율이 떨어진 셈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감원 권고치는 150%다.
하지만 올 1분기 RBC비율을 보면 DGB생명 84.5%, MG손보 69.3%으로 100% 이하 보험사가 두 곳이나 나왔다.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곳도 NH농협생명 131.5%, DGB생명 84.5%, DB생명 139.1%, 한화손보122.8%, MG손보 69.3%, 흥국화재 146.7% 등 6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곳은 MG손보가 유일했지만 1분기만에 5곳이 늘었다.
보험사 RBC비율이 크게 줄어든 요인은 금리인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 기조로 채권 등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20조7000억원 감소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말 1.71%에서 지난해 말 2.25%로 3월 말에는 2.97%까지 상승했다. 특히 계속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올 연말, 혹은 내년 말 6%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한국은행은 이달 중순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AMP)을 이용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 등으로 내년 말까지 3년물 국고채 금리가 5.8%로 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망치로 가정하면 보험사 평균 RBC비율이 80.4%까지 하락해 기준치 미달 보험사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급한 불’꺼도 앞으로가 문제
손해보험사는 전분기 대비 20.9% 하락했지만 캐롯손보(-137.1%)를 제외하면 평균 하락율이 -15%대로 떨어진다.
물론 2분기 이후 보험사 RBC비율은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잉여액을 RBC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이달 말부터 적용한다. LAT 잉여액이 가용자본에 포함되면 수치상 보험사 RBC비율은 상승할 전망이다.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 DGB생명도 지난 4월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급한 불을 껐다.
다만 MG손보는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이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적 이슈 해소와 함께 대주주 JC파트너스의 자본확충 등 경영개선노력이 이어져야 MG손보의 RBC비율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2분기 이후 MG손보 RBC비율이 극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보험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꾸준한 자본 확충 노력으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는 30일 이복현 금감원장도 보험사 CEO들과의 만남에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LAT 잉여액 전환으로 RBC비율 숨통은 트이겠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손실 같은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상태”라며 “금리인상 여파가 장기로 올 것을 대비해 보험사들의 자체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단 전체 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보험금 지급 부문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으로 채권평가액이 감소한 것이지 실제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필수 RBC비율인 100% 이상을 달성하고 있어 고객 보험금이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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