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한은, 빅 스텝 시계 ‘째깍째깍’…금리 크게 오른다
소비자물가 6%에 4% 근접한 기대인플레
한-미 금리역전 가능성 ↑…자본유출 우려
오는 13일 한국은행이 7월 금융화위원회(금통위)를 연다. 시장에서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았고,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빅 스텝’ 가장 큰 단서는 高물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 진입해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필요성이 높아졌다.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 또한 3.9%로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다는 것은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물가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결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 5일 한은 또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물가가 아직 고점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곡물 등 세계식량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고, 여행·숙박 등 여가활동이 증대되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이 부총재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물가상승압력이 다양한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한국 경기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를 피해갈 수 없지만, 지금은 물가가 경기 안정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7월 한국은행 금통위는 빅 스텝 인상을 시행하고 8월에도 연속적으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라고 했다.
한국-미국 ‘금리 역전’ 대비해야
미국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은 한은 금통위 개최 후, 약 2주만인 오는 26∼27일(현지시간)으로 예정돼있다. 미국 연준은 이번 FOMC에서도 최소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다면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대규모 외국 자본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원화 가치가 하락해 수입물가가 오르고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자산시장 가격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추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외환 보유고가 줄게 되고, 외환시장 불안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7월 한은 금통위에선 통상적인 형태의 금리 인상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0.25%포인트 금리 인상 전망을 고수해 온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마저 ‘빅 스텝’ 전망으로 돌아섰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한은 금통위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5월 금통위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정책금리의 ‘선제적’, ‘빠른’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적)’ 모습을 보인 점과 최근 한은이 ‘빅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6월 가솔린 가격 급등세가 이어졌음을 감안하면 7월 FOMC는 0.75%포인트 인상과 함께 추가 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며 “한국 역시 경기 침체 우려에도 최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3.9%까지 급등했고, 6월 CPI 역시 6%대 상승세로 한은의 7월 빅 스텝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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