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열되는 韓·中·日 배터리 경쟁[더 안전하게 더 멀리 배터리의 진화②]
테슬라가 주목한 4680 원통형 배터리...글로벌 시장 '게임 체인저'
LG엔솔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신설 및 증설에 7300억원 투자
CATL 셀투팩 기술 적용한 1000km 주행 신형 배터리 공개
4680 양산 시점 미룬 파나소닉...전고체 배터리 개발 몰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한국·중국·일본의 배터리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680 원통형 배터리를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4680보다 우수한 배터리를 개발했다며,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중국과 한국에 주도권을 내준 일본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보다 빠르게 선점하려는 모습이다.
전동화 시대 피할 수 없는 흐름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기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중국 CATL이 41.5GWh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은 18.3GWh로 2위, 중국의 BYD가 14.9GWh로 3위, 일본의 파나소닉이 13.3GWh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또 다른 배터리업체 SK온은 8.6GWh로 5위, 삼성SDI는 4.9로 7위에 자리했다.
중국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국산 배터리에 유리한 정부 보조금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자국 배터리업체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중국을 제외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라며 "다만 CATL 등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차별화된 기술 확보, 시장 분석, 보급의 안정화 등 다양한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주도권 잡아라...차세대 배터리 경쟁도 치열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공장 배터리 생산라인 신설 및 증설에 총 7300억원을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오창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총 9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양산 설비를 우선 구축하다. 이후 오창1공장에 4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증설 목적으로 1500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신설 및 증설되는 생산라인은 2023년 하반기부터 가동이 본격화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도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
삼성SDI도 4680 원통형 배터리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현재 충남 천안공장과 말레이시아에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일본의 경우는 파나소닉이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태다. 다만 최근 양산 시점을 2023년에서 2024년 3월로 연기하면서 경쟁에서 한 발 밀려난 모습이다. 중국의 CATL, BAK, EVE 등도 4680 배터리 개발을 추진 중이며, 2023~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배터리 종류는 파우치, 원통형, 각형 세 가지가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교차된다"며 "원통형의 경우 테슬라에서 주도해 활용하고 있는데, 다양한 공급망 확보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내년부터 양산하는데 보급 다원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물론 국내외 배터리업체가 4680 원통형 배터리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원통형 외에도 파우치형과 각형이 존재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규격별 시장 비중은 각형 58.9%, 파우치형 24.9%, 원통형 16.2%다.
중국의 CATL은 최근 셀투팩 기술이 적용된 신형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셀투팩은 기존 배터리 기본 구성 요소인 셀-모듈-팩에서 모듈을 생략한 구조다. CATL에 따르면 양산 시점은 2023년이며, 468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용량이 13% 더 많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최대 1000km 이상이다. 파우치형 배터리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SK온도 기존 배터리에 집중하며 각형 배터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 음극 사이의 전해질이 고체로 이뤄진 이차전지를 말한다. 흑연·실리콘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한 음극을 활용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유기 용매가 없어 발화 가능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전기차용 수요는 2025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 장기 프로젝트로 1510억 엔(1조434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축전지 개발을 위함이다. 혼다, 파나소닉 등이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추진한다. 일본 토요타의 경우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이미 설정한 상태다.
김필수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화 시점과 대량 공급 유무가 중요하다"며 "경제적으로 활용도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 부문에서도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실제로 나와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고체 배터리가 단기간에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를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5년 30GWh 규모에서 2030년 160.1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30년에도 전체 수요의 약 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고 있지만, 화재 위험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또 상용화가 된다고 해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모델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배터리 시장은 기술력 싸움"이라며 "당장의 수익을 보지 않더라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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