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버추얼 인플루언서' 뜨는 이유…메타버스 시대 대응 위해?
크래프톤 ‘위니’,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등 다양한 활동 펼쳐
게임 홍보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주목
“아직 서브컬처 장르…대중적 인기 끌지 아직 미지수”
최근 게임사들이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 홍보 등을 위해 투자했다면, 이제는 향후 펼쳐질 ‘메타버스’ 시대의 주인공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떠오르고 있다.
현재 버추얼 인플루언서 제작에 나선 게임사는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넷마블, 넵튠 등이다. 아울러 다른 게임사들도 최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12일 비주얼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신규 임원 2명을 영입했다. 이 중에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담당했던 디지털 액터 전문가도 포함됐다.
게임 홍보부터 제품 광고, 신곡 발표까지
스마일게이트의 또 다른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한유아’가 있다.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가 자체 개발한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의 주인공으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풋풋한 이미지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유아는 차음료 브랜드인 ‘옥수수수염차’와 아이웨어 브랜드 ‘파리스 센시블레’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고, 최근 ‘I Like That’이라는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7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추얼 인플루언서 ‘위니(WINNI)’를 7월 5일 공개했다. 위니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댄스와 스포츠를 좋아하는 21세 공대생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이름인 ‘위니’는 승리를 뜻하는 영단어 ‘Win’에서 파생된 것으로 ‘평화의 친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위니는 6월 3일 인스타그램 및 틱톡 계정을 개설하고 일상 사진과 댄스 커버 영상 등의 콘텐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고, 20여 일 만에 팔로워 1만명을 돌파했다. 위니는 앞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팬들을 비롯한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게임을 넘어 스포츠,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와 협업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위니 공개에 앞서 지난 6월 버추얼 휴먼 ‘애나(ANA)’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나는 크래프톤이 지난 2월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후 최초로 공개하는 버추얼 휴먼이다. 크래프톤은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수 있는 버추얼 휴먼을 연구했으며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애나를 선보였다.
애나는 언리얼 엔진 기반 하이퍼 리얼리즘 제작 기술로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해 실제 사람과 같이 리얼한 모습이 특징이다. 최고 수준의 페이스 리깅(Face Rigging) 기술로 동공의 움직임, 미세한 얼굴 근육 및 주름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냈으며 신체 전체에도 리깅을 적용해 자연스러운 관절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임 빅3’ 중 한 곳인 넷마블도 버추얼 인플루언서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월 버추얼 휴먼 ‘리나’를 공개했다. 리나는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했다. 공개 이후 배우 송강호·비가 소속된 써브라임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으며, 패션잡지 나일론(NYLON) 코리아의 디지털 화보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리나는 향후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캐릭터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일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트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넵튠은 버추얼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를 인수하고 버추얼 휴먼 ‘수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버추얼 휴먼 수아는 현재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 등 떠오르는 메타버스 셀럽으로 인정받고 있다.
활용 가능성 다양…메타버스 시대엔 주인공?
특히 게임사들은 향후 도래할 메타버스 시대의 주인공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점찍은 모습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선보여 팬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메타버스로 연결시키는 구조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리스크 관리가 쉽다. 실제 사람이 일으키는 각종 구설수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아울러 생산자적 관점에서 원하는 이미지로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대중문화 전문가인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일본을 시작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선 원하는 이미지를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각종 구설수에 대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고 외모가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아직 서브컬처 장르에 속하며,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6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7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8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9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