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0.5%' 르노·쌍용·지엠 엇갈린 친환경차 전략[현기차 대안을 찾아서②]
친환경차도 현대·기아 우세... 완성차 점유율 99.5%
쌍용차,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라인업 전동화 전환
한국지엠, 25년까지 수입 전기차 10종 선보일 계획
르노코리아, 당장은 신형 하이브리드 개발 집중
국내 완성차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99.5%의 점유율로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한국지엠(완성차 3개사)을 압도하고 있다. 친환경차 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완성차 3개사도 각기 다른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친환경도 앞서 나가는 현대·기아
완성차 3개사의 친환경차 총 판매대수는 1000대를 넘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은 친환경차를 판매한 곳은 516대의 르노코리아였다. 이 회사는 수입 모델인 르노 조에와 협력사 동신모텍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트위지 등 소형전기차를 판매해왔다. 다만 최근 두 차종 모두 국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올 초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국내 출시한 쌍용차는 상반기 108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LG 배터리가 탑재되는 코란도 이모션은 사전예약 단계에서 3000대 이상의 계약이 성사되며 기대를 모았다. 쌍용차가 당초 계획한 올해 물량인 1300대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LG 측으로부터 배터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의 신규 계약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볼트EUV·EV를 출시했지만, 반도체와 배터리 수급난으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81대에 머물렀다. 한국GM은 최근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기존 계약자들에게 물량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완성차 3개사가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한 친환경차는 705대에 불과하다.
학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수요 독점 현상을 우려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다"며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독과점 상황이 심한 곳에서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정유 산업이 꼽히며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는 논문도 있다"고 말했다.
르노·쌍용·지엠 친환경차 두고 엇갈린 행보
이에 발맞춰 완성차 3개사도 친환경차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전동화 전환이 늦어진 쌍용차는 향후 2년 내로 3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U100(토레스 기반 전기차)을 국내 출시하고, 2024년에는 KR10(코란도 재해석) 전기차와 O100(픽업 전기차)을 시장에 내놓는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픽업트럭을 직접 생산해 국내 판매하는 곳은 쌍용차뿐이라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8년 배정받은 신차 2종을 성공적으로 론칭해야 하는 한국지엠은 글로벌 본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라인업을 적극 활용한다. 2025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출시한 신형 볼트EV와 볼트EUV를 제외하면 향후 3년 내로 8종의 새로운 전기차가 국내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쉐보레 블레이저EV 등의 수입 모델도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쌍용차, 한국지엠과 달리 하이브리드차에 우선 집중한다. 아직은 전기차보다 규모가 더 큰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하이브리드 누적 등록 대수는 96만8955대로 25만8253대의 전기차보다 많다. 회사는 당장 올해 10월 XM3 E-Tech(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길리그룹과 협업해 2024년부터 2027년까지는 3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 출시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물론 최종 목적지는 순수전기차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CEO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의 미래 전략은 단순하다"며 "점진적으로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기차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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