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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일 대표 “NFT 거래소뿐만 아니라 일상 서비스에서 구매해야 합니다”

[인터뷰] 양주일 그라운드X 대표
연내 클립 모바일 앱 출시…내년 상반기 제휴 확대
커뮤니티·커뮤니케이션·커머스로 웹3.0 가치 증명

 
 
양주일 그라운드X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테헤란로 98길 11 EG빌딩 7층 회의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 신인섭 기자
“거래소에서만 대체불가토큰(NFT)을 사야 하나요. 중고 거래 플랫폼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로도 NFT를 구매할 수 있다면 블록체인의 효용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주일 그라운드X 대표는 7월 14일 강남 그라운드X 본사에서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과 NFT 거래소 클립드롭스의 사업 운영 계획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라운드X는 지난 2018년 설립된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전문 자회사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한 후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와 NFT 거래 플랫폼 등을 선보이며 국내 대표 블록체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NFT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가상자산 지갑 사업 일부를 다른 기업에 떼어냈다. 그라운드X의 모회사인 카카오는 지난 3월 NFT 사업을 키워 글로벌 NFT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양 대표는 그라운드X가 NFT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후 대표 자리를 맡았다. 다만 그는 NFT 전문가가 아니다. 그라운드X의 대표가 되기 전에는 그림 투자도 꺼릴 만큼 실용적인 성격의 투자자였다. 그가 몸담았던 기업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티켓 예매, 여행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는 곳이다. 일부는 양 대표의 선임을 뜻밖의 일이라고도 평가한다. 그라운드X가 카카오의 NFT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인 만큼 관련 분야 전문가가 수장을 맡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양 대표는 “그라운드X의 다음 목표는 잘 다져진 기술 플랫폼 위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리는 일”이라며 “그 역할을 맡으라고 이 자리에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라운드X는 이제 클립과 클립드롭스에 집중한다. 클립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와 NFT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다. 클립드롭스에서는 NFT 형태의 예술 작품을 거래할 수 있다. 올해 목표는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는 일이다. 클립은 현재 카카오톡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모바일 앱은 100% 개발됐고, 현재 다양한 기능을 테스트 중이다. 
 
그라운드X는 앱 출시 후 클립의 월간 액티브 이용자를 현재(20만명)보다 5배 수준 높은 100만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용자는 국내에서만 300만명을 확보한다. 미래에는 카톡처럼 웹 3.0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를 클립 외에도 더 만들 생각이다. 양 대표는 지난 3월 그라운드X 대표에 오른 후 이런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사용자 300만명을 확보할 방법은
사람들이 가상자산 지갑을 찾을 만한 서비스를 넣을 거다. 현재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는 자산 확인과 송금을 제외하면 유인 요인이 딱히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UI·UX) 측면에서도 수준이 높지 않다. NFT 등을 구매할 때 장애물도 많다. 유명 NFT 거래소에서 특정 작품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정작 NFT를 구매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없는 경우다. 우선 사용자가 거래소에서 NFT를 구매할 때 만나는 장애물을 치우겠다. 사용자가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설계를 매끄럽게 가다듬어 갈 것이다. 지원 토큰도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넣을 것인가
커뮤니티·커뮤니케이션·커머스(3C)를 통해 블록체인의 가치를 증명해보려고 한다.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 웹사이트와 중고 거래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등 이용자가 접근하기 편한 NFT 판매 방식을 구상 중이다. NFT를 반드시 거래소에서 수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 등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NFT에 접근할 수 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할 거다. 글쓰기 형태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제공하고, 클립은 밑단에서 기술을 제공하는 식이다. 디시인사이드와는 유명 게시글을 게시자가 NFT로 발행하는 서비스도 논의 중이다. 이런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클립 앱이 출시되면 구체화할 것이다.
 
카카오톡을 벗어나면 접근성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톡 내 클립 서비스는 없애지 않는다. 기존 서비스와 별도로 앱을 출시하는 형태다. 카카오톡 내 클립 서비스는 사용자가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 새로운 클립 앱은 일종의 포털처럼 광범위한 서비스로 진출하고 싶다. 자유로워진 만큼 중립지대로 나와볼 수도 있다. 클립은 클레이튼 기반의 디지털 자산 지갑이지만, NFT를 강화하기 위해선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도 클립 앱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제휴처와 협력해 여러 서비스를 내보일 수 있을 거다.
 
클레이 외 다른 자산도 지원한다는 뜻인가
본질적으로 다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모든 자산을 지원할 수는 없다. 대중적이고, 이용자가 필요한 요소들에 한정해 순차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새로운 클립 앱에서는 인증받은 업체만 허용하는 ‘화이트리스트’ 방식에서 악성 업체를 차단하는 ‘블랙리스트’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이전보다 교환 수단을 확장해, 보다 자유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NFT도 마찬가지다. NFT를 구매할 때 네트워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외부 전송은 표준화할 수 없겠지만, 내부 서비스는 편리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결제방식을 다양화해 달라는 요구도 있다
현재 클레이와 계좌이체로 NFT를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와의 제휴는 고려 중이다. 신용카드 결제도 할 수 있도록 대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규제를 잘 준수하면서 당면 과제를 풀어보고 싶다.
 
클립드롭스도 클립 앱 안으로 들어온다. NFT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나
커뮤니티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곧 NFT 공동체도 출범할 예정이다. NFT 홀더와 프로젝트를 끌어갈 커뮤니티, 웹에이전시도 참여한다. 그라운드X의 역할은 이런 생태계 구성원들을 연결해서 특정 프로젝트와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본다.
 
가상자산 지갑과 NFT 사업은 글로벌 서비스다.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은
클립 서비스로 당장 해외 진출을 하긴 어렵다. 국내 서비스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해외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국내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시장에 집중한다. 다만 국가를 꼽자면 일본이다. 카카오 픽코마가 현지 암호화폐 중개 사업자를 인수했고, 이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이 될 거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선
어려운 문제다. 실체 없는 서비스라는 오명 때문에 웹 3.0과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는 묻혔고, 불신과 두려움은 폭발했다. 회의적인 시각은 기업이 투자를 지속하고 생태계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희석될 거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그라운드X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NFT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이제 겨우 1년째다. NFT를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논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다만 내년 말에는 블록체인 세상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많은 사람이 체감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난해까지 시장 분위기가 좋았고, 그때 뿌린 씨앗이 1년 뒤 성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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