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兆 대어’ 더블유씨피, 제2의 SKIET 될까 [IPO 인사이트]
2016년 설립된 2차전지 분리막 업체, 8월 중 코스닥 상장
日 법인이 최대주주, 목표 시총 2조7000억~3조4000억원
2차전지 분리막 제조기업 더블유씨피(WCP)가 오는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더블유씨피는 장외 시장에서 몸값이 2조원을 넘기며 하반기 기대주로 꼽힌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얼어붙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자 선호도는 여전한 데다, 더블유씨피가 당초보다 공모가 수준을 낮추면서 조(兆) 단위 시가총액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블유씨피는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900만주로, 신주모집은 734만344주(81.56%), 구주매출은 165만9656주(18.44%)다. 일반청약은 같은 달 8~9일 진행한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더블유씨피는 지난 2016년 설립된 2차전지 분리막 제조회사다. 충북 충주시 메가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삼성전자 출신의 최원근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차량용 습식 분리막 및 세라믹코팅분리막 생산을 주력 산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매년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서 2차전지 분야는 투자자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앞서 2차전지 재활용(리사이클링) 기업 성일하이텍은 지난주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2269.68대1로 역대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빗켐(리사이클링), 에이치와이티씨(초정밀 부품) 등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예심보다 낮아진 몸값에 흥행 기대감 커
더블유씨피는 이번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3조원대에 도전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8만~10만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7207억~3조4010억원이다. 지난해 9월 진행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서 기업가치 2조3000억원을 인정받은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2500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보다 몸값을 낮춘 것도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블유씨피가 예심에서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8만3000~11만80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4조원이었다. 최근 IPO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함에 따라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통해 IPO 성공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블유씨피의 지난해 매출은 1855억원,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65%, 313% 성장했다. 최근 3개년(2019~2021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128%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엔 매출 547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시현했다. 다만 상장 트랙은 지난해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으로 당기순손실 100억원이 발생해 이익 미실현(테슬라 요건) 특례 상장 방식을 채택했다. 테슬라 요건은 상장 조건에 미달되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공모자금 중 5762억원가량은 시설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2023년까지 충주공장 내 생산·코팅 2개 라인에 1400억원을 투입하고, 2024년까지 회사의 자체 현금과 부채 조달 등을 포함한 7300억원을 유럽 내 생산·코팅 라인 공장 신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모회사가 日 법인, 롯데그룹과 닮은꼴
모회사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에서 롯데그룹과 유사한 국적 논란도 불거졌다. 롯데그룹은 국내법상 한국 기업이지만, 지배구조와 역사를 보면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호텔롯데가 있고, 호텔롯데를 다시 일본롯데가 지배하는 식이다. 더블유씨피 역시 최대주주 더블유스코프가 일본 회사이고, 그의 최대주주가 일본 은행이다.
동종업계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주가가 최근 부진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공모가 10만5000원으로 상장했지만 최근 주가는 8만3000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는 16만4500원에서 49%(8만600원)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분리막 기업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어 두 번째 상장 도전이어서 시장 기대가 큰 상태”라며 “더블유씨피와 공모 일정이 겹칠 것으로 보였던 쏘카도 일정을 2~3일 연기하면서 흥행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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