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태, 공권력 투입 전 봉합될까
금속노조 탈퇴 움직임에 맞불 집회까지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이하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일부가 금속노조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파업 지지를 위한 집회를 열고, 대우조선 직원들은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감행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권력 투입 전에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가 이견을 좁혀 극적으로 임금 협상에 합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이날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정문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날 결의대회에는 약 6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 사내에서는 현장책임자연합회 등 직원 약 3000명이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연다. 이날 오전에는 대우조선 사무직 직원이 파업을 철회하라며 고공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를 기점으로 노노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지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조직 형태 변경 안건을 다루는 총회를 진행한다. 대우조선지회 전체 조합원의 약 41%가 조직 형태 변경 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서명을 대우조선지회에 냈고, 금속노조는 규약 상 총회를 통한 지회 단위의 집단 탈퇴를 거부했다. 이에 총회 소집 요구에 서명한 조합원의 3분의 2 동의를 받은 대표자 자격의 조합원 1명이 전날 총회를 공고한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재적 인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가입 약 4년 만에 기업 노조로 돌아가게 된다.
누적 손실액 7000억원…‘벼랑 끝’ 대우조선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의 임금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조선업계에선 하청업체 노사 임금 협상에 대한 긍정과 부정 진단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선 “하청업체 노사가 임금 협상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다른 한편에선 “하청업체 노사가 이번 파업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우조선 측은 “협상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하청업체 노사의 임금 협상에 대해 언급하긴 곤란하다”고만 했다.
조선업계 등에선 대우조선이 오는 23일부터 2주간 하계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이번 주 안에 파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누적 피해액이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우조선이 이번 파업으로 조 단위 피해를 입을 경우, 회생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대우조선의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는 8조원을 넘어섰으며, 부채비율도 500%를 초과한 상황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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