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화장발 안 먹히네”…등 돌리는 中시장
[무너진 K-뷰티 자존심①] ‘황금알’ 옛말
봉쇄 정책부터 브랜드 경쟁 심화까지
매출 의존도 높았던 중국 매출 ‘뚝뚝’
아모레·LG생활건강, 올해 1분기 성적 저조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얼어붙은 중국 시장에 무너지고 있다. 중국 매출 비중이 컸던 두 기업이 과거 호황기를 누리던 중국 시장 덕에 웃음을 짓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저조한 성적표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중 70% 가량이 중국 매출을 차지하고, LG생활건강은 50% 가량이 중국 매출이다. 중국 시장은 두 기업에 전체 매출을 증진 시키는 ‘황금알 시장’에서 이제는 매출 하락 직격탄을 날리는 ‘아킬레스건’이 된 셈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두 기업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 지난해 1분기 1조252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조1650억원을 나타내며 10%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1762억원에서 올해 1580억원으로 10.4% 줄었다.
LG생활건강의 감소 폭은 더 크다. LG생활건강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2조367억원에서 2022년 1분기 1조6450억원으로 19.2%가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706억원에서 1756억원으로 52.6% 감소, 즉 반토막 이상이 줄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역시 하락세가 추정된다. 이달 한국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 올 2분기 매출액을 지난해 동기대비 14% 감소한 1조92억원, 영업이익은 64% 감소한 325억원으로 추정했고, 삼성증권은 LG생활건강 올 2분기 매출액을 16% 감소한 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48% 줄어든 1749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중국 매출 하락세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매출 비중이 70% 가까이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 해외 영업이익은 20% 하락했다. 국내 영업이익이 1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해외 매출 타격이 두 배가 더 컸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외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설명했는데, 중국을 제외하면 올해 매출은 3.9%가 오히려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5.6%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52.6%가 줄어든 전체 영업이익의 손해가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나온 것을 의미한다.
中 618 쇼핑 축제에도 한국 화장품 순위 밖
618 쇼핑 축제는 중국 내 플랫폼인 징동닷컴이 개최하는 중국 최대 할인 행사로,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상반기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목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브랜드당 수십억 매출을 내는 행사지만, 올해는 판매 상위 10위권은 물론 40위 안에도 한국 브랜드가 기록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618 쇼핑 축제에서 화장품 판매 순위 8위를 기록한 LG생활건강의 ‘후’가 순위 40위 안에도 들지 못하며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쇼핑 축제 행사에서 기록한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LG생활건강 ‘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4% 하락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1~2월 올림픽 준비를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쳐왔다”며 “정치적, 사회적 통제뿐 아니라 경제적 통제가 강화하면서 중국 실물경제는 근래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 지속하면서 중국 현지 시장 위축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이번 618행사 판매 순위 결과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큰 충격이었다”며 “사전행사에서 톱10에 들지 못해 예상은 했지만, 본행사에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후’까지 밀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뿐만 아니라 새로 생겨난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K-뷰티 브랜드들의 입지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매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두 기업은 올 하반기에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이 이어지고, 한국 화장품 브랜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도시 봉쇄정책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브랜드 '후'의 시장 점유율 위축은 아쉬운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생활용품·음료 부문 등이 선방 중이지만, 비중이 작아 화장품 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내 뷰티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쯤에는 두 기업의 전체 매출 중 40% 가까이가 중국 매출일 만큼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컸다”며 “하지만 점차 아모레퍼시픽 쿠션과 같은 시장을 흔들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 추가로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중국 내 신생 뷰티 브랜드와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서 K-뷰티 입지를 계속해서 지키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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