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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만 쌓이네” 코스피200 편입 후 대차잔고 늘어난 종목은?

[지수편입 명과 암]② 공매도 비중 3.93%→35.82%
리오프닝주 공매도 표적, 하나투어 28% 이상 ↓
에스디바이오센서 대차잔고주수 144만주 증가

 
 
코스피200에 신규편입된 종목의 공매도 비중과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200에 새로 편입된 종목의 공매도 비중이 늘고 대차잔고가 쌓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등 호재로 불리지만 ‘공매도 타깃’이 돼 오히려 주가 하락 부담이 크다고 분석한다. 증권가에선 공매도 금지 등 적극적인 정책이 지수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200 편입 이후 평균 공매도 비중 35.82%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된 7개 종목의 편입 직후 평균 공매도 비중은 35.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입 전 이들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은 3.93%에 불과했다. 코스피200 편입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편입 직후 공매도가 10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공매도를 부분 재개하면서 공매도 대상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으로 한정했다. 지난 6월 10일 기준 한일시멘트, 하나투어, 일진하이솔루스, 케이카, F&F, 에스디바이오센서, 메리츠화재 등이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일진하이솔루스의 6월 10일 기준 공매도 비중은 54.97%에 달했다. 코스피200 편입 직전인 6월 9일 공매도 비중은 3.26%에 그쳤다. 이어 케이카(45.16%), 하나투어(33.32%), 에스디바이오센서(32.03), 메리츠화재(30.97%), F&F(29.29%), 한일시멘트(24.98%) 등도 코스피200 편입 직후 공매도 비중이 두 자리 수로 치솟았다. 
 
공매도 거래비중은 신규 편입 직후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지난 22일 기준 메리츠화재 공매도 비중은 9.10%로 편입 직전 3.17%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일진하이솔루스(3.26%→9.36%), 하나투어(7.15%→8.65%) 등 일부 종목 공매도 거래비중은 코스피200 편입 이후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8~9%을 유지하며 편입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했다. 
 

편입된 7종목 중 6종목 주가 떨어져 

하락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늘면서 개별 기업의 주가도 더욱 맥을 못 추고 있다.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하나투어였다. 편입 전까지만 해도 7만100원에 거래되던 하나투어는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28.53%나 빠졌다. 해외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에 하나투어는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 재개) 수혜주로 꼽혔지만 생각보다 업황 개선이 더뎌 공매도 비중이 늘어난 모양새다. 1만7200원에 거래되던 한일시멘트도 1만3600원으로 20% 이상 빠졌다. 이외에도 케이카(-18.35%), 일진하이솔루스(-17.54%), 메리츠화재(-10.12%), 에스디바이오센서(-4.46%) 등 주가가 하락했다.  
 
대차잔고 주수도 크게 늘었다. 대차잔고는 외국인·기관 등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물량이다. 모든 물량이 100% 공매도로 이어지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공매도 대기 물량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구성종목에 한정하여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편입종목의 대차잔고 증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200 편입 직전(6월 9일) 대비 지난 7월 22일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 대차잔고 주수는 77만7254주에서 222만3679주로 144만주나 증가했다. 케이카(122만498주→218만3456주), 일진하이솔루스(41만6626주→85만8485주), 한일시멘트(22만1887주→53만4323주), 메리츠화재(100만4399주→121만9977주), F&F(49만3464주→60만3844주) 등 7종목 중 6종목의 대차잔고 주 수가 늘어났다.    
 
편입된 종목의 공매도 비중과 대차잔고 주 수가 늘고 악영향을 받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된 한국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꾸준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한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투연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90일로 변경 ▲ 외국인과 기관도 개인처럼 증거금 도입 법제화 ▲외국인과 기관의 담보비율을 개인처럼 140%로 변경 ▲전일 종가 이하 공매도 금지 등을 포함한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퀀트케이 리서치센터는 “증시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이 꾸준히 증가하면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실한 증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서 “현재 코스피200에 편입된 대부분의 기업이 코스피지수 하락보다 더욱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주가 하락을 가속하는 역기능이 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증시엔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이 지수 바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반등에 성공해 꾸준히 상승했다”면서 “변동성이 크고 수급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면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고 지수 안정화 정책 중 공매도 거래금지는 지수 바닥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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