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 전 세계 선박 발주 절반 싹쓸이
신조선가 20개월 연속 상승에 실적 개선 청신호
한국 조선업계가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을 수주하며 3개월 연속 수주량 1위를 유지했다. 우리 조선업계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그간 조선업계 경영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이른바 ‘저가 수주’ 문제도 말끔히 해소된 분위기다. 신조(新造) 선가(船價)가 2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0만CGT(70척) 가운데 116만CGT(19척)를 수주해 중국(62만CGT, 35척)을 제치고 3개월 연속으로 수주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계 수주량에서도 한국 조선업계는 수주량 1113만CGT(204척)를 기록해, 중국(1007만CGT, 383척)보다 앞섰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LNG 등에 업고 날았다
클락슨리서치의 선종별 선박 발주량을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등의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는데, LNG 운반선(14만m³ 이상)은 카타르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무려 103척이 발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클락슨리서치가 LNG 운반선 발주량을 집계한 2000년 이래 최대치로, 종전 최대치(2011년 41척)의 두 배가 넘는 발주량이다.
LNG 수주 실적을 등에 업은 국내 조선업계의 7월 말 수주 잔량은 3586만CGT(35%)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주 잔량(4237만CGT, 42%)보다는 다소 부족한 실적이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한국의 수주 잔량은 93만CGT 증가한 반면, 중국은 12만CG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조선업계의 7월 말 수주 잔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37만CGT 늘어난 실적이다.
그간 국내 조선업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거론돼왔던 저가 수주 문제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신조 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1.57포인트를 기록해 2020년 12월 이후 20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선종별 선가 추이를 전월과 비교하면, LNG 운반선은 2억3100만 달러에서 2억3600만 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초대형 유조선은 1억1750만 달러에서 1억1900만 달러로, 벌크선은 6400만 달러에서 6450만 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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