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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전략실 출신이 절반”…스타벅스, ‘무늬만 감사’ 우려

신세계그룹 전략실, 스타벅스 내부조사 착수
조직·인사 등 경영 전반에 대한 검증 나서
스타벅스코리아 주요 보직자, 전략실 출신多
그룹차원 감사…“허울뿐인 감사에 그칠 수도”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가 신세계그룹으로 바뀐 후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사은품 품질 논란’에 이어 보안 취약 문제까지 흘러나오면서 패닉에 빠졌다. 신세계 측은 이와 관련 경영진단을 위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략실이 지휘봉을 잡았다. 중대사안인 만큼 유해물질 유출 경위뿐 아니라 스타벅스 내부 조직과 인사시스템까지 모두 점검하겠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무늬만 감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의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 대부분이 신세계그룹 전략실 출신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문제점 파악보다 내부 문제를 최소화하는 식의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내부 조사 착수했지만…‘무늬만 감사’ 우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전략실은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의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3일 논란이 됐던 사은품(e프리퀀시) 유해물질 검출로 리콜사태가 발생한 직후다.  
 
감사 목적은 ‘스타벅스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도출’로 알려졌다. 감사 범위는 조직과 인사, 업무방식 등 스타벅스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로 진행되고 있다. 사내망 통해 제보를 받고 있는 만큼 ▲회사 전반에 대한 문제점 및 비효율 요소 ▲임직원의 부정행위 및 업무 부실사례 ▲e프리퀀시 개선점에 대한 의견도 함께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스타벅스 논란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스타벅스의 조직과 인사, 업무 방식 등 전반에 대한 철저한 내부 조사도 진행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와 내부 안팎에서는 이번 감사가 자칫 허울뿐인 감사에 그쳐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번 감사를 지휘하는 곳은 신세계그룹 전략식으로 그룹의 재무본부, 지원본부,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온라인 TF, 총무 등을 담당하는 조직 인사권과 감사, 사업 구조조정, 전략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가 신세계그룹으로 바뀐 후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스타벅스 코리아에 그룹 전략실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감사팀장인 양모 팀장, 인사팀장인 강모 팀장, 점포개발 담당 홍모 상무, 기획 담당 하모 상무 등 주요 스타벅스코리아 임원이 모두 신세계 전략실 출신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모두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신세계의 추가 지분 매입이 내부적으로 논의된 시점인 2019년 중반부터 2020년 말까지 인사이동을 통해 스타벅스코리아에 보직 중이다. 기존 스타벅스코리아 인사팀장과 감사팀장 등은 다른 팀으로 이동하거나, 하위 조직 팀장으로 이동했다.  
 

“제 식구 봐주기식 될 것” vs “철저한 전사적 점검”  

결국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감사가 진행돼도 이미 스타벅스 코리아 측 주요 팀장, 임원들과 서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로 제대로 된 문제 파헤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타벅스 코리아 내부 직원은 “곪았던 일이 터진 것”이라며 “그룹 전략실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 주요 팀장들이 같은 그룹 전략실 출신들이기 때문에 서로 봐주기 식이 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역시 내부적으로 문제를 ‘쉬쉬’하는 운영 방침은 전형적인 한국 대기업형 운영 책이라고 꼬집는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기업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는 일단 먼저 감추고 보자는 식의 대처가 보편적인데, 나쁜 내용이 있으면 먼저 쉬쉬하고 그러다 문제가 터지면 그제야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단순 품질관리뿐만 아니라, 기업문화까지 점검해서 재차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 같은 견해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룹실 출신 팀장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3~4년 전에 스타벅스로 이동한 인물들로, 이번 감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감사 진행은 스타벅스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그룹이 주체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기에 확실하게 스타벅스 내부 조사를 진행해, 스타벅스를 더 좋은 기업으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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