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하기 딱 좋아… 韓 전기차 시장 침투하는 외산차
[결전 앞둔 전기차 시장, 최후 승자는②]
한국 전기차 시장 작년에만 115% 급성장
폴스타 이어 中 BYD도 내년 시장 진출 추진
안정적 인프라 구축 등으로 테스트 베드 역할
전 세계가 한국 전기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까지 한국 시장에 전기차 출시를 추진 중이다. 미국 등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시장이지만, 급격한 수요 증가와 안정적인 충전 인프라 확보 등 ‘테스트 베드(Test Bed, 신규 기술·제품·서비스 성능 및 효과 시험을 위한 환경)’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외산 전기차가 몰려온다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연간 판매량 기준)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전기차 라인업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형 SUV 제품인 EQA, EQB에 이어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 기반의 전기차 EQE까지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럭셔리 전기차 EQC만으로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는 것이다. 럭셔리 전기SUV iX로 시장 분위기를 살핀 BMW는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7시리즈 기반 전기차 i7의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이자 전기차용 배터리까지 자체 생산 중인 BYD(비야디)는 내년 한국 승용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한국법인 설립 후 상용차 판매에 집중해온 이 회사는 최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관련 인력 채용에도 나서는 등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한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BYD 입장에서 한국은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다. 전기차를 통해 성공한 신생 브랜드의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폴스타 2를 출시한 스웨덴의 폴스타가 대표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폴스타의 올해 1~7월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1347대다. 메르세데스-벤츠(1720대), BMW(1703대)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 3분기에는 700대 정도의 물량이 국내 공급될 예정이다. 보조금 소진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현재 판매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 판매 목표(3000~3500대)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전기차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
수입차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것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한국 진출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다. 국토부가 집계한 제작사별 전기차 누적 등록 현황(지난해 말 기준)을 살펴보면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한 브랜드는 ▶현대차(등록 대수 10만1919대, 점유율 44%) ▶기아(5만4803대, 23.7%) ▶테슬라(3만2872대, 14.2%) 정도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의 전기차 점유율은 1%가 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수준은 글로벌 기준으로 봐도 우수한 편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기기 1대당 차량 2.6대(상용차 제외)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누적 등록된 전기차 대수를 구축 완료된 충전기 수로 나눈 값이다. 관련 수치가 낮을수록 전기차 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기 시간 등이 낮다는 의미다. 글로벌 평균치는 9.5대 수준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은 플랫폼, 충전 인프라 등 각종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매우 좋은 조건”이라며 “한국의 전기차 사용자는 준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정도로 컴플레인 등이 디테일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인정받는 것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판매 증진 등에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한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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