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복귀한 삼성…전장 사업도 활기 되찾을까 [이재용의 과제②]
이 부회장, 복권 이후 경영 활동 재개…기대감↑
하만 디지털 콕핏 점유율 답보…총수 부재 영향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투자 향방 관심

이에 따라 전장으로 대표되는 신사업도 이 부회장이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장의 경우 이 부회장이 별도의 팀을 꾸리는 등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만큼 향후 삼성이 투자하게 될 사업에서 우선순위가 높다는 분석이다.

하만 인수 이후 멈춘 신사업 투자
삼성은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전장 부문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제대로 된 경영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전장을 비롯한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멈춘 것이다. 같은 시기 SK와 LG가 총수 주도로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하만의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점유율 추이를 보면 총수의 관심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디지털 콕핏은 차량 내에 설치된 첨단 계기판,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 멀티디스플레이를 통칭한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 2018년 18.8%에서 2019년 24.8%로 1년 만에 6%p 상승했다.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하지만 점유율은 2020년 27.5%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경쟁사들의 추격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 불확실성 여파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며 영향력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하만의 올해 상반기 기준 디지털 콕핏 글로벌 점유율은 24.8% 수준이다. 지난해 83.1%였던 생산라인 가동률도 1년 만에 68.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부회장, 완성차 동향 살펴…결과물 주목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전장 분야에 대한 삼성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만의 경쟁력 제고와 전장 사업 강화를 통해 삼성의 지속가능성 강화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이 부회장의 일선 복귀와 함께 대형 M&A가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지난 2017년 하만의 인수 역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직후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흐름을 적극적으로 살피며 전장 사업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도 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이번 유럽 출장을 통해) 헝가리에 배터리공장도 갔었고 BMW 등 고객들을 만났다. 하만카돈도 갔다”며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짧은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하만 역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만은 지난 상반기 독일의 AR(증강현실) HUD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 하만은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을 통해 디지털 콕핏을 비롯한 전장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2020년에는 미주 커넥티드 서비스 법인을 청산하고 100여개에 달하던 자회사를 통합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후 크리스천 소봇카로버트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전장부문장으로 영입하고 M&A에도 관심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하만 인수를 이끌며 전장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면서도 “총수의 부재로 신사업 분야에서 이렇다 할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경영일선에 복귀해 전장을 비롯한 신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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