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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친환경 관련주에 관심을 [이종우 증시 맥짚기]

좋은 주식은 최소한 시장보다 주가 변동성 작아야
하락 속도 빠른 반도체 주식, 반등 가능성 높아져

 
 
26일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다.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는데, 전망에서 문제가 생겼다. 연준 위원 다수가 연말 금리를 4.4%로 전망해 시장 예상치 4.0%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의 전망대로라면 11월에 0.75%포인트, 12월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부담이 된 건 경제 전망이다. 연준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0.2%로 낮춰 조만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리스크는 높은 물가로 인한 금리 인상이었다. 9월 FOMC를 계기로 금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드는 대신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거로 보인다. 금리인상 전망치가 4.4%까지 올라간 이상 더는 금리가 세상 모든 것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기는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11월에 연준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올해 미국 경제 성장 전망치가 4%였다. 그랬던 게 이제 마이너스를 바라보는 상황이 됐으니 경기의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리스크가 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을 거로 보인다. 연초에 미국의 금리가 0.25%였다. 연말에 해당 수치가 4.5%가 된다면 1년 사이에 기준금리가 16배 올라가는 셈이 된다. 1980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지만, 당시는 15%에서 20%로 올린 것이어서 상승률은 높지 않았다. 이번은 상승률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금리를 움직이는데 경제가 위축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할 일이다.  
 

상당 기간 박스권 벗어나기 힘들어 

 
다행히 단기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지는 않을 거로 보인다. 이번에 시작된 경기 둔화는 체계적인 위험을 동반하지 않고 있다. 지난 40년간 경제를 침체로 밀어 넣은 요인을 정리해 보면 고용시장 악화, 과잉 생산과 투자, 금융시스템 위기, 자연재해,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등이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게 과잉생산과 투자다. 구조적인 부분이어서 한번 나빠지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으면 미래에 기대가 커져 기업들은 필요한 액수보다 더 많은 재고를 가져간다. 재고가 늘어나는 동안에는 생산시설이 부족해 공격적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경제가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과잉 생산과 투자는 수요가 꺾인 후에 기업에 부메랑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쌓여있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기업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생산 시설이 놀게 되기 때문이다. 재고 증가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현금 흐름이 나빠지는 등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모두에서 과잉 생산과 투자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공급난으로 공급 과잉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공급과잉이 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과잉생산과 투자로 인해 경기가 크게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코스피가 다시 2300 아래로 떨어졌다. 상당 기간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고, 그 박스권이 저점 부근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예상할 수 있었던 움직임이다. 주가가 전저점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사장 먼저 결정해야 할 부분은 박스권을 가정하고 주식을 살지, 아니면 추가 하락으로 2300이 지지선에서 저항선으로 바뀔 걸 감안해 주식을 팔 건지 여부다. 비록 후자가 된다 하더라도 주가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거로 보이는 만큼 괜찮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좋은 주식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시장보다 주가의 변동성이 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정한 주가로 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예측성도 뛰어나야 한다. 이익이 큰 폭으로 늘거나 줄지 않고 안정적인 형태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런 부류에 속하지 못했다. 1995년 11월에 228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1년 후에 687원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경기 둔화가 원인이었는데, 하락률이 70% 가까이 됐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2000년 7월에 7880원이었던 주가가 3개월 만에 2420원으로 70% 떨어졌다. 당시가 IT 버블 붕괴 기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락이 너무 빠르다.
 

5만전자도 위태로운 삼성전자 매수해야 

 
지금은 삼성전자라는 좋은 회사의 주가가 충분히 내려왔기 때문에 좋은 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려면 좋은 회사 주식을 낮을 때 사야 한다. 주가가 떨어져 모두가 기대를 접고 있을 때 말이다. 좋은 회사는 부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수익성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 많은 돈을 벌어놓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모든 걸 다 갖추고 있는 주식이다.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더 내려가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미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봤듯이 시장이 반등한다면 제일 처음 올라가는 주식이 될 것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투자자들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주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생각해 볼 주식이 성장주다. 먼저 디지털 관련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지금도 디지털로 전환이 세계적인 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개인이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비중이 80%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인터넷 사용자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소셜 네트워크 또는 인터넷 쇼핑 서비스에 접근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해당 비율이 10% 미만에 불과했다. 상시적인 온라인 상태라고 보면 된다. 디지털을 통한 비즈니스가 활발해질 경우 5G 네트워크와 사물 인터넷 등 디지털을 뒷받침해주는 수단도 함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재생에너지다. 그동안 재생 에너지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명맥을 유지해왔다. 중국과 유럽의 태양광 사업과 전기차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 보조금이 줄거나 폐지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는 친환경 사업의 중요성이 약해져서보다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생산 비용이 화석 에너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에너지의 3%밖에 되지 않지만, 성장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어서 기존 에너지 쪽의 투자가 줄고 대신 새로운 에너지 쪽의 투자가 늘어날 거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매년 1.3%씩 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의 성장률은 17% 정도다. 점유율이 낮아도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쪽으로 대규모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친환경 관련 회사들을 비껴가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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