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바뀐 티몬, 돌연 사령탑 교체…‘큐텐 DNA’ 심을까
장윤석 대표, 사의 표명…후임에 류광진·김효종 등 거론
큐텐 품에 안긴 티몬, 대대적인 인적·경영 변화 예고
1세대 이커머스 위상 되찾나…수년째 적자 탈피 안간힘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 큐텐(Qoo10)의 품에 안긴 티몬이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교체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수년간 적자 늪에 빠진 티몬이 외형성장을 이루지 못하면서 새로운 수장 선임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장윤석 사의…후임에 큐텐 측 인물? 류광진·김효종 등 거론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3개월 여간 티몬을 진두지휘해 왔던 장윤석 대표이사가 최근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의 새 주인이 된 큐텐이 본격적인 경영진 인적쇄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큐텐과 최종 계약을 체결한 뒤 티몬은 사내 공지를 통해 새로운 조직개편과 인사제도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티몬은 최근 사내 공지에서 “티몬과 큐텐은 소중한 파트너들의 해외진출과 성장을 돕는 한편 고객들에게는 수준 높은 크로스보더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사의 표명은 이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티몬 측은 “장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의 표명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등기임원으로 등재돼있고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후임 인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큐텐을 이끌고 있는 구영배 대표가 본격 ‘자기사람 심기’에 나서면서 현 티몬 경영체제에 대폭 변화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G마켓 창립멤버 중 한명인 류광진 전 이베이코리아 부사장과 김효종 지오시스 대표 등이다. 류 전 부사장은 구영배 큐텐 대표와 같은 인터파크 출신이다. 구 대표와 함께 2001년부터 2009년까지 G마켓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2009~2012년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3년까지는 큐텐 홍콩 대표를 역임했다.
김효종 대표는 구 대표와 함께 일해온 인물이다. G마켓 글로벌사업팀장, 일본지사장 등을 맡았던 G마켓 초기 멤버로, 현재 큐텐 자회사인 지오시스를 이끌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사제도 변화…성과로 이어질까
새 수장과 함께 큐텐이 티몬 인수로 다시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각에선 큐텐이 인터파크 쇼핑 부문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인터파크를 인수한 야놀자가 여행·티켓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를 재매각하려는 움직임이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동남아 이커머스 업계 1위 반열에 오른 업체다. 물류 인프라와 해외 직구·역직구 등에 역량을 발휘해온 만큼 티몬과 이 부분에서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실제 수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티몬은 지난해 5월 이진원 전 대표가 사임하는 등 두 차례 경영진 교체를 겪고 같은 해 6월 장윤석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티몬의 매출은 2019년 1721억원, 2020년 1512억원, 지난해 129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2019년 746억원, 2020년 631억원, 지난해 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하락세다.
‘1세대 이커머스’로 국내 이커머스 경쟁에서 밀려난 티몬의 온라인몰 운영 방식을 전면 수정할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양사는 매각 계약 이후 ‘크로스보더 커머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큐텐에서 판매하는 동남아시아 상품을 티몬에서 판매하고, 큐텐에서는 티몬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통업계에선 티몬이 인적 쇄신과 경영전략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대주주가 바뀌고 나면 수장이나 임원진 등 인적 교체를 단행해 분위기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며 “티몬의 경우 수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과 경영 전략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 카드를 꺼내들어야 할것”이라며 “해외직구에 강점이 있는 큐텐과 티몬의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이뤄질지 주목된다"며 "이미 굳건히 형성된 네이버, 신세계, 쿠팡 등 3강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큐텐은 지난 2일 티몬 지분 100%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수 소식을 알렸다.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와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의 보유 지분 16.91% 등 총 100%와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커머스에 반격…기대 이상 성과 낸 ‘스타필드 마켓’ 비결은
2‘1400원 强달러’에 달러보험 눈길 가네…장·단점은?
3구글 최고의 무기, 세계 1등 브라우저 크롬…분사해야 한다면?
4‘제2의 도시’의 운명…성장과 쇠퇴 그리고 도전
5“최강야구부터 무쇠소녀단까지”...땀 흘리는 예능이 인기인 까닭
6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7‘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8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9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