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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 비켜”…1년 새 80만원 오른 ‘캐구’, 수입사 바꾸며 ‘명품화’ 시동

올 4월 캐나다구스 수입사 삼성물산→롯데GFR로 변경
글로벌 가격 오르며 스테디셀러 모델 최대 80만원 인상
수입사 바꾸며 럭셔리 브랜드로 전개…가격 계속 오를 것

 
 
롯데GFR은 지난 4월 캐나다구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같은 달 1일자로 캐나다구스 측과 계약을 맺고 한국 공식 유통파트너로서 전개를 시작했다. [사진 롯데GFR]
 
“5년 만에 가격이 두 배가 뛰었어요. 그래서 올해 패딩 사는 건 포기했습니다”
 
랭포드 165만원→225만원, 익스페디션 189만원→230만원. 이제 ‘국민 패딩’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캐나다구스’ 인기 모델들의 지난해와 올해 가격 변화다. 1년 만에 많게는 80만원 가까이 오른 모델도 있어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단 반응이다.  
 
약 108만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국내 최대 패션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젤매니아’의 한 회원은 “캐나다구스 가격이 미쳤다”며 “지난해에 칠리왁 모델을 120만원에 구매했던거 같은데 올해는 205만원이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올해 1월에 익스페디션 모델을 잔여 재고 할인행사로 125만원에 주고 샀는데 올해는 230만원이 됐다”고 전했다.
 

익스페디션·랭포드 등 7~8년 전보다 100만원 올라

 
캐나다구스 가격 인상과 관련한 커뮤니티 글. [사진 디젤매니아 화면캡쳐]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구스의 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글로벌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주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캐나다구스의 국내 수입사가 바뀐 탓도 있지 않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롯데GFR은 지난 4월 캐나다구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같은 달 1일자로 캐나다구스 측과 계약을 맺고 한국 공식 유통파트너로서 전개를 시작했다.  
 
1967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탄생한 ‘캐나다구스’는 지난 2012년 코넥스솔루션이 판권을 확보해 그해 9월 첫선을 보이며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이후 2017년부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 전개권을 갖고 판매해왔다. 국내에선 특히 ‘익스페디션’ 모델이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기 시작했다.  
 
캐나다구스의 국내 수입 가격은 통상 캐나다 현지 가격보다 30~50% 정도 비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71만원 올라 올해 260만원이 된 ‘익스페디션’ 모델이 캐나다구스 현지 공식홈페이지에선 1795캐나다달러(한화 약 188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가격이 약 27% 비싸다. 
 
지난해보다 올해 85만원 비싸져 205만원이 된 ‘칠리왁’ 모델은 현재 캐나다 공식 홈페이지에 1375캐나다달러(한화 약 144만원)로 올라와 있어 국내 판매가가 약 29% 높다. 
 
캐나다구스 가격 인상과 관련한 커뮤니티 댓글. [사진 디젤매니아 화면캡쳐]
 
익스페디션과 칠리왁의 경우 국내 판매가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7%, 41% 올랐다. 이에 대해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익스페디션이나 랭포드처럼 꾸준히 잘 나가는 기본 모델들은 7~8년 전보다 100만원 올랐고, 신상 라인으로 나온 모델들은 지난해에 비해 30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환율 때문에 글로벌 가격 자체가 오른 것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해 캐나다구스가 많이 오르긴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GFR로 수입사 바꾸며 ‘명품화’하려는 전략

 
최근 오픈한 캐나다구스 신규 매장에서는 남성 및 여성용 파카, 레인웨어, 바람막이, 경량패딩, 프리미엄 니트웨어 및 액세서리 등 다양한 사계절용 제품들을 선보인다. [사진 롯데GFR]
 
수입사가 삼성물산에서 롯데GFR로 바뀌며 몽클레어 등과 같은 명품 패딩 브랜드로 가기 위해 자체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외국 브랜드를 국내에서 수입할 때 수입국의 관세 등 가격에 매기는 조건들이 다 달라 글로벌 본사에서 나라별로 글로벌 가이드를 마련한다”며 “현지 사정에 따라 본사 쪽과 계약 시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선까진 수입사 측에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캐나다구스의 국내 가격 인상폭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선 큰 게 사실”이라며 “수입사 측에서 브랜드의 명품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롯데GFR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가격 자체가 오른 탓”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수입을 할 때 수입국마다의 관세나 여러 대외변수를 고려해서 가격 정책을 다르게 펼치고 있는데, 캐나다구스 한국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더 비싸거나 한 건 아니다”라며 “글로벌 가이드에 따라 국내 가격을 책정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사가 바뀌면서 생긴 변화와 관련해선 “올해부터는 롯데GFR 쪽에서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캐나다구스를 패딩 브랜드를 넘어 사계절을 커버할 수 있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쌀수록 잘팔려”…베블런 효과 수입 패딩시장에 작용

 
이 같은 가격 인상에도 국내에서의 프리미엄 패딩 인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션 트렌드를 넘어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가 수입 패딩시장에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영향이 큰 지금이 어떻게 보면 업계가 제품 가격을 인상시키기 가장 좋은 기회”라며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가격을 인상시켜도 명분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지탄을 덜 받는 경향이 있고, 패딩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떨어지는 소비재이기도 해 업계가 가격 인상 요인들을 지렛대 삼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아예 덥거나, 아예 추운 기후가 형성되면서 간절기 개념이 없는 상황이라 패딩 수요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라며 “패딩도 방한용을 넘어 하나의 명품이 돼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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