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실수 인정하고 금리 더 올려야”…高물가 책임론 부상
한은 高물가 지속 인정 “5~6%대 물가상승 상당기간 계속될 것”
베이비스텝 고수하다 외환·주식시장 불안정성 키워
전문가들 “통화정책 실수 인정하고 정상적 금리 정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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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포인트씩 금리 인상, 효과 없는 것 나타나”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5.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근원물가는 확대되고 있다”며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높은 원/달러 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한은의 물가 대응을 어렵게 하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9월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1442.2원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6일 1488.0원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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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올해 들어 올해 1월과 4월, 5월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7월에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8월에 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미 연준은 지난 5월 빅스텝을 시작으로 6월과 7월, 9월에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현재는 한국보다 0.75%포인트 높은 3.00~3.25% 기준금리를 운용 중이다. 게다가 연말까지 또 한 차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예정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으로서는 실수한 것을 인정하고 연말에 두 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신속하게 금리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상황이 아니었고, 효과도 없다는 것이 판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베이비스텝 단행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은 오히려 증가했다. 결국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가 국내에 맞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며 “한은의 고민은 알겠지만 국민의 이자 부담과 기업의 경영 고통만 더 심각해진 만큼, 이렇게만 하면 중앙은행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외환보유액 196억달러 줄고…外人 韓주식 순매도 2.5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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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의 순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9월 한 달 동안 2조515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8월에 3조9826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9월에만 코스피는 10.76% 하락했고, 코스닥은 14.67%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04%,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6.23% 떨어지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낙폭이 심했다. 독일 닥스(DAX)지수도 4.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런 이유로 9월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다음 통화정책 회의 전까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 인상 폭 시기, 경로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연말 최종 기준금리가 4%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났다”며 한은의 빅스텝도 예고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미국의 연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은이 빅스텝만 아니라 자이언트스텝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월 금통위가 0.5%포인트 인상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0.75%포인트 인상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은이 이미 늦은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한은의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고물가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통화정책 대응 방향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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