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카오페이 등 선불업체 악용 보이스피싱, 310배 폭증
은행 등 금융사와 달리 계정지급정지의무 없다는 점 악용
카카오페이, 토스 등 선불충전업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최근 폭증하고 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에게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선불충전업체(매출액 상위 10개사 기준)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는 2017년 3건에서 2021년 929건으로 310배나 폭증했다. 피해 금액도 1000만원에서 87억9000만원으로 293배 늘어났다.
특히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대중적인 선불충전업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비중이 컸다. 2017~2022년 6월 말 기준 매출액 상위 10개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 대비 토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의 비율은 66.5%, 카카오페이는 26.3%, 한국문화진흥이 3.2% 순이었다. 피해 금액은 같은 기간 토스가 64.4%, 카카오페이가 32.5%, 네이버파이낸셜이 1.6% 순이었다.
또 선불충전업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수법도 금융기관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처럼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출금 거래실적을 쌓으면 저리로 대출해주겠다는 대출빙자형 사례 ▶자녀 및 지인 사칭형 사례 ▶검찰 직원 사칭 등 정부기관 사칭형 사례 등 그 형태가 다양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선불충전업체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아니라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보이스피싱 계정 지급정지조치 의무가 없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계정에 피해 금액이 들어와도 이를 지급정지를 시킬 법적 근거가 없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73개에 달하는 국내 선불충전업체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에 대한 보상 여부와 범위가 제각각이라 피해복구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카카오페이나 토스처럼 대형 선불충전업체의 경우 보이스피싱 신고 시 선보상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전부나 일부를 피해자가 부담해야 하는 곳도 있으며, 보상 규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선불충전업체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보상 여부도 아직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송 의원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출된 선불충전업체의 대처상황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사각지대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제도보완과 함께 선불충전업체 이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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