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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수혜주는 옛말, 피난처는 ‘경기방어·퀄리티株’ [기준금리 3% 시대 그림자②]

경기침체 우려 속 은행, 보험주 상승여력 제한
증권가 “덜 내릴 만한 종목으로 버텨야” 한목소리
2차전지 등 ‘정책 수혜주’도 장기적인 접근 유효

 
 
[게티이미지뱅크]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진입하면서 국내 증시의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경기 둔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금리가 급등한 탓에 금융주들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지금은 투자보다 현금 비중을 늘리고, 경기방어주와 재무건전성·성장성을 갖춘 퀄리티주, 정책수혜주 등에 눈여겨보라고 말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4월 19일~10월 18일까지 지난 6개월간 25.69% 급락했다. 이는 업황 부진으로 바닥을 기었던 반도체(-29.96%) 지수의 낙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통 금리인상기에는 은행·보험주가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그러나 경기 둔화 과정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관련주들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 급증에 따른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어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혜택을 온전히 받기가 어렵다”며 “금리 급등에 따른 수혜보다는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은행주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국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은행주의 의미 있는 반등은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고금리가 은행주에 더는 호재 요인이 아니라는 얘기다.  
 
은행주와 함께 금리상승 수혜주로 꼽혀온 보험주도 지지부진한 주가를 이어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 시 채권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짙게 깔린 탓에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실제로 KRX 보험 지수는 지난 6개월간 13.57% 떨어지면서 1280선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보험 대장주인 삼성화재 주가는 6.0% 떨어졌고, 미래에셋생명은 30.4%나 급락했다. 다른 업종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금리인상 ‘수혜주’로 보기도 무리가 있는 수익률이다.   
 
이에 대해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부부장은 “금리인상 초기 국면과 달리 현재는 과도하게 오른 금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금리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려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건 맞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해 상승 여력을 제한돼 있다”며 금리가 지속해서 오른다면 지금은 은행 예금에 묻어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CMO·신재생·2차전지株 주목할 만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경기가 나빠지는데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현재는 수급에 따라 테마주만 등락을 보일 뿐, 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은 현재로선 수혜주로 꼽을 만한 종목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방어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천했다. 이 팀장은 “통신, 음식료업 등 방어주들이 상대적인 관점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종목”이라며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달러 등 안전자산을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한편에선 업황이 경기와 관련이 없으면서 성장성을 갖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상승기엔 배당주의 매력이 커질 수 있지만, 주가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아 배당수익률만 기대하기엔 리스크가 있다”며 “대신 대내외적인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을 피난처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위탁생산 기업(CMO)들이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CMO는 수주에 따라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금리나 경기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정책 수혜주’와 실적 안정성이 좋은 ‘퀼리티주’도 금리인상기의 피난처로 꼽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정책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그나마 유리한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또는 2차전지주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하방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며 “다만 추가 조정 시 퀼리티주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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